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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사과 요구에…尹대통령 "사과는 국익에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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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 국민의힘·정의당 지도부와 만났다.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도 불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시정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약 20분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과 환담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도 자리했다.

여당에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정의당은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공개 환담 자리에서 김 의장은 날씨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김 의장은 "날씨가 좀 쌀쌀해진 것 같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그런데 여의도 날씨가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오늘 아침 국회의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야 할 텐데 의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하하"라며 짧게 웃기만 했다.

김 의장은 또 "오늘 예산안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에) 나가서 국민들에게 밝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할 국정과제도 중요하겠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와 야가 이견 없이 서로 약속한 경제회복이나 민생경제에 도움 되는 것들도 많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여당과 야당의 협력이 절실한 때"라며 "아시는 것처럼 우리 경제가 고금리에 고물가에 고환율에 있다 보니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두 손을 모은 채 김 의장의 발언을 경청하던 윤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고는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라며 말문을 열었고, 이후 환담은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환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정의당 이 비대위원장은 지난 9월 순방 기간 발생한 '국회 모독 발언 논란' 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에게 "환담장에 오면서 편하셨나.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 정쟁이 아니라 민생, 여야 대화를 위해서 사과하시라"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과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이 비대위원장의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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