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한국에 투자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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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론스타가 검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한국에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선 한국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론스타는 현재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 중이며 일본과 중국에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그레이켄 회장은 덧붙였다.

그의 발언엔 전날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따른 불만과 항의가 담긴 것으로 국내 금융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팔아 얻게 될 매각 차익(약 4조1798억원) 중 '내부자의 단기매매차익'에 해당하는 6100억원을 외환은행이 돌려받기가 불가능해졌다.

이익 반환 청구 시한인 11월 30일을 불과 10여 일 남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때까지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협상을 완전히 매듭짓고 매각대금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존 그레이켄 회장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재매각 논의는 보류 중"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그동안 "론스타에 돈을 주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 등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선행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터여서 론스타가 말끔하게 혐의를 벗지 못하는 한 쉽사리 매각대금을 치르지는 못할 전망이다.

문제의 매매차익은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팔기로 한 외환은행 지분 64.62% 중 14.1%에 해당하는 것이다. 론스타는 지난 5월 30일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이 지분을 주당 8487.5원에 사들였고, 이를 국민은행에 팔기로 계약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문제가 된 론스타의 매매차익 일부가 이익반환 대상인지 여부를 놓고 재정경제부와 협의하고 있으나 의견이 엇갈려 아직 결론을 짓지 못했다"며 "11월 말을 넘길 경우 정부 결론과 상관없이 매매차익 반환 문제는 물건너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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