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시진핑 당대회 신속 보도…국정원 예측한 '핵실험 시점' 돌입

중앙일보

입력

북한 관영 매체들이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통상 해외 행사의 경우 행사가 끝난 뒤 결과를 종합해 다뤄왔던 북한이 당대회 개막 이틀 만에 관련 소식을 보도한 것을 놓고 외교가에선 "중국과의 관계를 감안해 자제해왔던 7차 핵실험 등을 준비하려는 사전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기념강의를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강의에 앞서 중앙간부학교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기념강의를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강의에 앞서 중앙간부학교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의 노동신문은 18일 "중국공산당 제20차 대회가 16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됐다"며 "대회에는 대표와 특별초청대표들을 포함하여 2340명이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신문은 국방 및 군대 현대화 등 사실상 대만을 겨냥한 핵무장 등을 시사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연설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전달했다. 다만 별도의 논평이나 특별한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심 교육기관을 방문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과 16일에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은 데 이어 17일에는 노동당 간부 양성을 위한 핵심기관인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정은이 엘리트 교육기관을 방문한 것은 핵실험에 앞서 핵심 계층을 중심으로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집권 10년을 맞은 김 위원장이 미래 세대에게 그간의 성과를 강조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북한의 동향과 관련해선 중국의 주요행사 기간을 감안해 핵실험 등 극도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자제해 왔던 북한이 중국의 당대회 개막을 계기로 '핵실험 스케줄'에 돌입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의 당대회가 시작되는 10월 16일과 미국의 중간선거일(11월8일) 직전인 11월 7일 사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중국 당대회를 기점으로 국정원이 북한의 핵실험 도발이 유력하다고 예상했던 구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북한은 그간 중국의 당대회와 양회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는 큰 도발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북한이 지난 2013년 중국의 춘절 연휴 기간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해 양국 관계가 나빠졌던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장 구체적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주장하는 핵의 경량화·소형화 달성을 확인해 대외협박 카드로 쓰기 위해서라도 추가 핵실험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