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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에 러군 9000명 집결…키이우에 또 자폭 드론 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군 9000여명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배치된다. 벨라루스는 방어 목적이라고 하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공격을 위한 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키이우는 일주일 만에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폭발이 일어나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폭발이 일어나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러-벨라루스 연합군, 키이우 공습 가세 '초읽기' 

로이터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발레리 레벤코 벨라루스 국방부 국제군사협력부장은 16일 트위터에 "우리 국경을 보호할 지역 연합군으로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게 될 것"이라며 "총인원은 9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을 태운 첫 열차가 벨라루스에 도착했으며, 모두 도착하기까지는 며칠 걸릴 것"이라고 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이 지난 14일부터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연합 지역군 활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합 지역군의 목적은 자국 방어라며, 우크라이나·폴란드·리투아니아 등 인접국이 벨라루스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벨라루스의 병력 증강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공격을 준비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방의 관측통은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우호국들이 확전 준비에 들어갔다고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역 연합군이) 단순히 방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심각한 것인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이미 많은 대사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일 중국은 남아 있는 자국민에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촉구했으며, 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는 키이우에 있는 대사관을 완전히 폐쇄했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키이우까지는 약 225㎞(140마일) 떨어져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 2월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의 군사기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쟁 초기 키이우를 향한 진격 루트 중 한 곳을 제공했다. 일각에선 벨라루스에 대한 병력 증강이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선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을 분산시키려는 전술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키이우에 '가미카제' 드론 공격" 

이날 키이우 도심에서 일주일 만에 또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 "이날 오전 키이우 중심가에서 3건의 폭발이 있었다"며 "몇몇 주택 건물이 파손됐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이 폭발 현장에 있다. 비주거용 건물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키이우 소방관들이 17일 폭격 당한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키이우 소방관들이 17일 폭격 당한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에 "자폭 드론 '가미카제'의 공격을 받았다"며 "가능한 한 빨리 방공망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인들은 이런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단지 일시적인 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우크라이나는 키이우의 중대 기반 시설이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 폭파 사건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 공습을 퍼부으며, 보복 공격에 나서고 있다.

러 병합 지역서 전투 치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 밤 연설에서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솔레다르와 바흐무트에서 매우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최근 하르키우와 도네츠크, 헤르손 등 전선에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 등은 최근 러시아가 주민투표로 영토 합병을 선언한 곳이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대교 폭발 이후 러시아군이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군사령부 대변인은 현지 방송에 "우크라이나 남부로 들여오는 러시아군 보급품 중 75%가 크림대교를 통해 온다"며 "강풍으로 해상 운송도 어렵다. 바다도 우리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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