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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가을의 맛이 궁금해? 잎새버섯 솥밥 [쿠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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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의 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 ⑭ 잎새버섯 솥밥 

가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잎새버섯 솥밥'. 사진 김혜준

가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잎새버섯 솥밥'. 사진 김혜준

매일 먹는 밥상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지고 있는 요리책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수강하는 원데이클래스의 조리법에서 착안해 간단한 레시피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저런 방법을 활용해 가을의 맛을 담은 메뉴를 구상해본다. 머릿속으로 재료를 고르다 보니 무화과, 밤, 추황배(우리나라에서 육성한 동양배 품종), 낙지와 토란 등 그 어떤 계절보다 무르익은 맛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중 버섯이 가진 향을 가장 아름답게 뽐내는 잎새버섯으로 솥밥을 지어 보기로 했다. 무쇠솥이나 뚝배기 모양의 밥솥인 ‘가마도상’을 사용해도 좋지만, 전기압력밥솥으로 지은 솥밥도 꽤 훌륭하다. 빠르게 실패 없는 솥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잎새버섯은 은행잎처럼 부채 모양을 하고 있다. 만지면 생각보다 보드랍다. 면역 향상과 항암에 효과가 있는 베타글루칸(다당류의 일종으로 면역증강작용을 가진다)의 함량이 많아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특유의 향이 좋아 볶음이나 솥밥으로 해 먹기도 좋은 재료다.

비슷한 효능이 있는 영지버섯이나 상황버섯은 주로 버섯을 오래 끓여 낸 물을 섭취한다. 그에 반해 잎새 버섯은 다양한 조리법이 가능해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다. 일본에서는 잎새버섯을 ‘마이타케(マイタケ, 舞茸)’라고 부르는데 ‘춤추는 버섯’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은과 같은 가치를 부여할 정도로 잎새버섯을 귀하게 거래했으며, 버섯 채집꾼들이 잎새 버섯을 발견하면 기뻐서 춤을 추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잎새버섯의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요리할 때 강한 양념을 사용하는 대신 찌거나 볶는 조리법이 좋다. 사진 김혜준

잎새버섯의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요리할 때 강한 양념을 사용하는 대신 찌거나 볶는 조리법이 좋다. 사진 김혜준

잎새버섯의 매력은 복합적인 향이다. 따라서 강한 양념을 사용하기보다 찌거나 볶는 요리 또는 데쳐서 무쳐 먹는 요리에 어울린다. 특히 이번에 만든 솥밥은 질 좋은 올리브오일과 약간의 간을 더해 줄 간장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잎새버섯으로 밥을 지으면 약간의 찰기가 더해진다. 때문에, 아삭한 식감의 연근과 마를 함께 넣어 밥을 지으면 씹는 맛까지 더해줄 수 있다. 또, 마와 연근은 솥밥에 넣고도 꽤 재료가 남게 된다. 남은 것들은 도톰하게 썰어 새우살을 채우거나 달걀물을 입혀 노릇하게 구워 먹으면 또 다른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마와 연근을 넣어 밥을 짓고 뜸을 들일 무렵, 바로 그 사이에 올리브오일을 넣고 강한 불로 볶아낸 잎새 버섯을 올려 솥밥을 마무리하면 정말 좋은 향이 부엌을 가득 채우게 된다. 강된장이나 청국장을 얹어 석석 비벼 먹어도 좋고 미역국이나 맑은 조갯국에 더해 먹어도 무척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Today`s Recipe 김혜준의 잎새버섯 가을 솥밥  
“버섯처럼 향이 좋은 재료로 솥밥을 지을 때는 백미도 좋지만 잡곡밥도 잘 어울린다. 나의 경우는 잡곡에 익숙해진 편이라, 백미에 잡곡을 1/4 정도 섞어 밥을 짓는다. 그리고 밥 짓는 물은 채수나 멸치 육수, 또는 고기 육수를 사용하는 편이다. 채수나 육수를 써서 밥을 지으면 쌀알에 은은하게 풍미가 배어든다. 솥밥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작은 디테일이다.”

재료 준비

잎새버섯 솥밥의 재료. 사진 김혜준

잎새버섯 솥밥의 재료. 사진 김혜준

재료(4인): 백미 200g, 잡곡 80g, 물 250㎖(채수 또는 멸치 육수 추천), 연근·마 각 50g씩, 잎새버섯 2팩(240g)

양념: 올리브오일 3큰술, 연두 또는 일본간장 2큰술(간장의 양은 기호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만드는 법  
1. 백미와 잡곡을 씻어 체에 거른 후 30분 불린다.

2. 밥물로 사용할 채수 또는 멸치 육수를 준비한다. 없다면 생수를 사용한다.

3. 마와 연근을 손질한 후 한입 크기로 썰어 둔다.

4. 전기압력밥솥에 준비된 쌀과 마, 연근, 물(또는 육수나 채수)을 넣고 취사 모드로 설정한다.

5. 이때 올리브오일 한 스푼을 더한다.

6. 밥이 지어지는 동안, 센 불에 잘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 2스푼을 넣고 잎새 버섯을 볶는다. 버섯의 힘이 살짝 빠지면 프라이팬 한쪽에 연두 또는 간장을 부어 태우듯이 가열하다가 버섯을 한데 볶는다.

7. 밥 뜸을 들이기 전에 볶은 잎새 버섯을 올리고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8. 완성되면 고루 섞어 그릇에 담아 세팅한다.

9. 밥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조갯국이나 청국장을 더해 감태 또는 김에 싸 먹어도 좋다.

김혜준 푸드 콘텐트 디렉터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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