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사실관계 따져 감사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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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감사 착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4억 원 경비가 예비비로 단 사흘 만에 편성됐다. 이례적이다.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한번 좀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탄 대통령 전용기에 김 여사 단골 디자이너 딸과 한식 조리명장이 탑승해 예산이 늘어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최 원장은 “전체적으로 사실관계를 모니터링해 감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감사의 최대 이슈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5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촉발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었다. 유 총장은 당시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 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다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원장은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 감사와 관련해 감사 개시와 진행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원장은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 감사와 관련해 감사 개시와 진행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야당의 공세에 최 원장은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엄호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시도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에 사전에 보고한 적이 없다. 정치적 고려를 가급적 배제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최 원장 설명이다. 최 원장은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성실히 답변할 것을 기대하고 질문서를 보내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사원 독립은 대통령의 특정 감사 요구나 훼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질문에 최 원장은 “요구는 할 수 있다.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청와대가 정식으로 17건의 감사를 요구해 이 중 10건을 감사한 전례가 있다는 걸 근거로 들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 수의계약 업체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콘텐츠 후원사로 기재됐다’며 감사를 요구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모니터링하고 있다. 적정한 시점에 감사를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문자 논란의 당사자인 유 총장은 “그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유 총장은 “문자로 논란거리를 제공해드려 송구하다”면서도 “신문에 허위사실이 났었다. 감사원의 규정을 싹 무시하는 굉장히 무식한 소리”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에게 그 전에도 문자나 전화로 연락한 적이 있느냐”(이탄희 민주당 의원)는 질문에 유 총장은 수 차례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후 “정당한 사유가 없는 증언 거부로 고발해야 한다”(김의겸 민주당 의원)는 주장까지 나오자, 유 총장은 “증언 거부가 아니라 미주알고주알 말씀드리기가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 총장은 문자 소통 과정을 공개할지를 묻는 말엔 “삭제해서 복구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신분상 제 폰은 매일 매일 지우고 있다. 저도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유 총장은 “지금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독립성이 보장되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날 감사원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으며 개의 9분 만에 중지되는 등 충돌이 유독 거셌다. 약 23분 후 감사가 재개됐지만, 여야 의원 16명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오전 내내 피감기관장인 최 원장과 유 총장에 대한 질문은 한 차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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