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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겨울 공황' 노렸다…우크라에 미사일 보복한 곳들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주로 발전소와 상수도 등 중요한 기반 시설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가운데 그중 한 도시인 서부 지역의 르비우의 송전선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가운데 그중 한 도시인 서부 지역의 르비우의 송전선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SNS)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화력발전소, 송전선, 상수도 등 기반시설에 이뤄지면서 전국적으로 전기 공급이 거의 중단됐고 물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대부분은 바로 복구되겠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늦어질 수 있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밤늦게 남부 미콜라이우·오데사,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 등에는 전력이 연결됐지만, 수도 키이우,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은 아직 복구 작업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국가비상서비스는 빠른 복구를 위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기난로, 전자레인지, 전기 주전자, 세탁기 등 전기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12개 지역이 수십발의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공격이 지난 8일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 공격임을 인정했다. NYT는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기반시설을 공격해 전력과 수도 등을 끊은 것은 최전선에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추운 겨울이 오고 있는 터라 우크라이나 국민을 공황 상태로는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추운 겨울에 난방과 전력을 차단하는 데 성공할 경우, 목재와 석탄 등으로 난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반 플라흐코프 전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NYT에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의 이 같은 공격을 염두에 두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러시아 군인이 지난 8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러시아 군인이 지난 8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11일부터 유럽으로 전력을 수출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피해가 (지난 2월말 개전 이후) 가장 컸다"면서 "우크라이나 전력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고, 러시아는 이를 막기 위해 에너지 기반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 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포격으로 전력 생산이 불안정해도 유럽에는 계속 수출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번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말 처음으로 자국에서 생산된 전력을 유럽으로 수출했다. 유럽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는 등 에너지를 무기화하자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개전 이후 전력망을 유럽에 통합시킨 우크라이나가 전력을 수출해 유럽의 에너지 독립을 돕는 한편 올 연말까지 최대 15억 유로(약 2조900억원) 수입을 올리려고 했는데 이번 공격으로 무산됐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수백만 명이 국외로 탈출해 예년보다 전력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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