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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강도 세지자…이재명, 대통령 비판 수위 확 높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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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부·여당을 향한 직접 비난을 자제해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확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제주에서 열린 당원·주민 만남에서 “얼굴이 너무 두꺼워서 수치심을 못 느끼느냐.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라며 윤 대통령을 겨냥하는 듯한 말을 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전남도청 현장 최고위에서도 “지금 들어도 (윤 대통령 발언이) ‘바이든’은 맞지 않나. 욕하지 않았나.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았냐”고 따졌다.

이는 이 대표가 불과 열흘 전까지 ‘신중 방침’을 당내에 주문하던 데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지난달 19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정치 현안에 대해선 정부·여당과 언성을 높이면서까지 싸우지 마시라. 그러면 국민들이 ‘야당이 정쟁을 벌인다’며 실망할 수 있다”며 “다만 민생과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여당과 충분히 토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핵심 의원은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이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이라고 보고 있다”며 “기존에는 ‘민생을 챙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쟁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사안은 적극적으로 지적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이 선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검찰 수사 강도가 세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성남FC후원금 의혹 관련자인 전 성남시 공무원과 전 두산건설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실장(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이 대표가 ‘외교참사’에 대한 집중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사법리스크에 대한 주목도를 낮춰야 한다고 봤을 것”이라며 “당도 국정감사에서 ‘외교참사’ 문제를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제기해 여당의 사법리스크 공세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참사’ 논란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다시 하락세에 빠뜨릴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점도 이 대표가 적극 공세로 전환한 이유다. 지난달 27~29일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8월 첫째 주와 같은 24%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인데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외교(17%)’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오른 36%로 국민의힘(31%)보다 높았다. (중앙선거여심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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