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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못하게 엄중처벌을"…신당역 피해자 마지막 진술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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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사건 가해자 전주환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신당역 살인사건 가해자 전주환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살해사건의 피해역무원 A씨는 자신을 스토킹하던 전주환(31·구속)에 대한 재판에서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마지막까지 전주환의 보복을 우려했던 A씨는 결국 보복살인의 희생자가 됐다.

피해자 측 변호인을 맡은 법무법인 새서울 민고운 변호사는 20일 오후 6시 피해자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민 변호사는 "피해자분께 마지막 공판기일에 재판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었고 대리해 진술했다"며 "'피고인이 저에게 절대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 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또 "피해자는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고, 이 일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했다"며 "그런데 피고인의 추가 범행으로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돼 알려지게 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민 변호사는 "피해자분께서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한 분이었다. 더 이상 범죄 피해 속에서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온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탄원서를 여러 차례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 법원에서 잘했고, 잘못했고 지적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며 "다만 사건을 진행하면서 수사 기관과 법원 모두 피해자 보호에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는 점에 대해 피해자 변호사로서 큰 한계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민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년여간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결국 살인에 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라며 "더 이상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피의자인 전주환(31)을 오는 21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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