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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시리즈'에도 등장했다…궁 떠나는 英여왕 반려견,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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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9일 제임스 본드 역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왼쪽)가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가운데) 여왕을 호위하고 있는 모습. 반려견 코기가 이를 뒤따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2년 7월 29일 제임스 본드 역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왼쪽)가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가운데) 여왕을 호위하고 있는 모습. 반려견 코기가 이를 뒤따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여왕이 키우던 개들도 궁전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애견인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여왕은 생전 버킹엄궁에서 웰시 코기 2마리, 닥스훈트와 코기의 혼혈 견종인 도르기 1마리, 코커스패니얼 1마리 등 4마리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왕실의 전기 작가 잉그리드 수어드는 8일 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자녀가 남은 반려견들을 데려가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어드는 "개를 여왕에게 준 사람이 앤드루(차남)이기 때문에 여왕의 가족이 개들을 돌볼 것으로 본다"면서 "코기와 도르기는 아직 꽤 어리다"고 말했다.

1936년 2월 26일 당시 엘리자베스 공주가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1936년 2월 26일 당시 엘리자베스 공주가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여왕은 평생 30여 마리의 개를 키웠다. 과거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여왕이 어딜 가든 반려견들이 함께했기 때문에 이들을 여왕의 "움직이는 카펫"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WP는 여왕이 70년 재임 동안 키운 개들은 그의 화려한 모자와 유머 감각만큼이나 엘리자베스 여왕을 상징했다고 설명했다.

여왕이 키우던 코기들은 2020년 영국 왕실 이야기를 다루며 큰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도 자주 등장했다.

코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때 영화 '007시리즈'의 주연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버킹엄궁전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알현하는 장면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WP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반려견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윈저 성의 오크룸에서 반려견을 쓰다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월 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윈저 성의 오크룸에서 반려견을 쓰다듬고 있다. AFP=연합뉴스

윈저성에서는 코기가 무려 14세대에 걸쳐 사육되고 훈련됐는데 여왕은 코기의 번식 프로그램을 수십 년에 걸쳐 감독해왔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여왕은 언젠가부터 이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했고 2002년 이후 그 프로그램은 아예 사라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연설 고문이었던 몬티 로버츠는 미국 연예매체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여왕이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연설에 등장한 코기의 죽음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버츠는 "여왕이 더는 강아지를 원치 않았다"며 "어린 강아지들을 두고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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