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재수없다" 스님들 분노의 현수막 붙이자…의외의 반전

삼천포대교 공원과 초양섬, 각산을 오가는 경남 사천 바다케이블카를 타고 가다보면 한 사찰 지붕에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남 사천시의 한 사찰이 케이블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현수막을 붙였다. 이에 “불쾌하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수험생들이 꼭 가야할 곳”이라는 의외의 반응이 함께 나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경남 사천 바다케이블카를 타고 가다가 볼 수 있는 한 사찰 지붕의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찰 지붕에는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 2개가 걸려 있다.

알고 보니 사찰 측이 케이블카 공사 및 운행으로 소음,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까지 진행했지만 패소하는 등 여의치 않자 항의 차원에서 이런 현수막을 내건 것이었다.

이 사찰의 한 스님은 MBC와 인터뷰에서 “시에서 어떤 사과나 어떤 대책을 세워주지 않아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로 현수막을 걸었다”고 밝혔다. 사찰 측은 시청 앞 1인 시위도 할 계획이다.

케이블카를 타러 온 관광객들 사이에선 “현수막이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케이블카는 사천시 삼천포대교 공원과 초양섬, 각산을 오간다. 총 운행 거리는 2.43km에 이른다. 국내 최대 수준이다. 승려들이 생활하는 요사채까지는 직선거리로 80여m, 수행공간까지는 100여m 떨어져 있다.

이에 “케이블카가 사찰 위만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거리도 떨어져 있는데 대처가 과하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된다.

반면 온라인상에선 “수능 앞둔 고등학교 3학년과 수험생들이 꼭 가봐야 할 명소”라는 의외의 반응이 나오며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수능이 100일도 안 남았는데 수험생들 파이팅”, “그런데 재수는 없고 삼수는 있는 거 아니냐”, “누가 내가 사는 집을 위에서 내려다본다고 생각하면 불편할 것 같기는 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