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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0㎞로 배송품이 슝슝”…‘무인창고’ 기술도 무한경쟁 중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 003. 2019년 12월 가동해 온라인 주문 상품을 배송한다. [사진 이마트]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 003. 2019년 12월 가동해 온라인 주문 상품을 배송한다. [사진 이마트]

경기도 김포에 있는 아라김포여객터미널 일대엔 대형 물류센터가 곳곳에 들어서 있다. 김포는 유통 공룡들의 ‘온라인 격전지’다. 서울과 경기 서북부로 접근하는 배송 최적지여서다.

“자동화율 80%, 핵심은 최적 경로”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은 이 일대에서 온라인몰 전용 창고 두 개를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 롯데마트몰 김포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선 주문이 들어오면 컴퓨터가 컨베이어벨트를 움직여 상품을 작업자 앞으로 옮겨준다. 작업자는 이 상품을 주문 상자에 담고, ‘작업 완료’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이곳에서 자동로봇은 시속 60~80㎞로 움직인다. 도심을 운행하는 차량보다 빠르다. 그만큼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발송하는 시간을 단축해준다. 최신형 창고에 적용되는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자동화율이 80%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그래서 배송 시간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경로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통사 이어 물류사도 ‘무인창고’ 도입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최근 업계에선 ‘무인창고’ 도입 경쟁이 한창이다. 핵심은 주문받은 상품을 누가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가에 있다. 이 과정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등장한 것이다.

월마트는 물류사 크냅과 손잡고 차세대 물류센터 4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월마트에서 작업하고 있는 물류센터 직원의 모습. [사진 월마트]

월마트는 물류사 크냅과 손잡고 차세대 물류센터 4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월마트에서 작업하고 있는 물류센터 직원의 모습. [사진 월마트]

국내에선 롯데·신세계·쿠팡 등 유통사가 이를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물류업계로 확산하는 중이다. CJ대한통운 등은 풀필먼트센터를 확장하면서 물류로봇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가 대표적이다. 풀필먼트센터는 각종 상품을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택배 상자에 담아 발송하는 역할을 한다.

김경훈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물류로봇이 도입되면서 일반 센터 대비 생산성을 55% 개선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업종인 물류센터가 로봇과 정보기술을 만나면서 대변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무인창고 경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아마존은 2012년 키바시스템즈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물류로봇 도입에 나섰다. 월마트도 오스트리아 크냅과 손잡고 차세대 물류센터를 미국 텍사스주 등에 운영할 예정이다. 수백만 개의 상품을 주문 이튿날 또는 셋째 날 배송하는 게 원칙이다. 마이크 프린스 월마트 부사장은 “차세대 물류센터를 통해 물동량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인창고가 늘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로지스틱스아이큐는 물류 자동화 시장이 매년 14%가량 성장해 2026년 300억 달러(약 38조98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물류창고 자동화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매년 12%씩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다이후쿠와 크냅이 전통의 강자로 꼽히고, 이들을 위협하는 건 중국 기업이다. 중국 긱플러스는 나이키 등에 무인운반로봇(AGV)을 공급하면서 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CJ대한통운과 쿠팡 등이 긱플러스의 AGV를 도입했다. 긱플러스 로봇은 전기 충전으로 가동하는데 최대 1t 무게의 상품을 운반할 수 있다. 최영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스마트모빌리티연구센터장은 “AGV 기술은 평준화가 돼 있어 큰 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 기업에 유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도입한 물류 로봇. 아마존은 2012년 키바 시스템즈를 인수한 뒤 물류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사진 아마존]

아마존이 도입한 물류 로봇. 아마존은 2012년 키바 시스템즈를 인수한 뒤 물류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사진 아마존]

LG·두산도 물류 자동화 산업 뛰어들어

국내 대기업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LG전자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로봇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테스트 설비에서 장비를 시험하는 중이다. 두산로지스틱스도 국내 상황에 맞는 물류 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김경훈 소장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면서 통행로를 인식하는 자율이동로봇(AMR)은 국내 기업이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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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창고=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만 종의 상품을 보관하다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출고한다.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나 컨베이어벨트가 상품을 운반한다. 작업자 앞으로 상품을 옮겨주는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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