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니잖아' 베어벡호 뒤뚱뒤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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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천수(왼쪽)가 이란 알리 카리미와 공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누더기 대표팀'이 누더기 같은 경기를 했다. 코치(고트비)는 비자를 못 받아 입국하지도 못했고, 선수(양상민)는 축구화가 든 가방을 잃어버려 동료의 축구화를 빌려 신었다. 욕을 먹으면서 억지로 데리고 온 성남 일화 선수(김두현.김용대)는 경기에 나서지도 않았다. 결과는 당연히 완패였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밤(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진 아시안컵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에 0-2로 졌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3승2무1패)은 조 2위가 됐고, 이란은 4승2무로 1위를 차지했다.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경기에서 파이팅을 기대하기란 애초 무리였다. 한국은 장신 김동현(1m86cm)과 정조국(1m85cm)을 투톱으로 내세워 포스트 플레이를 노렸다. 하지만 90분간 두 선수 합쳐 단 한 개의 슈팅만을 기록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해외파를 총동원한 이란은 전반 초반 한국을 호되게 몰아쳤다. 전반 1분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을 니크바트가 왼발 슛으로 연결했고, 볼은 크로스바를 정통으로 맞히고 튀어나왔다. 전반 추가 시간에 한국은 단 한 차례 기회를 맞았다.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감아찼고, 골키퍼가 어설프게 쳐낸 볼을 김동진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다. 볼이 골라인을 통과하려는 순간 이란 수비수가 걷어냈다.

이란은 후반 3분 레나야티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은 최성국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해 공세를 폈으나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 종료 직전 역습을 허용해 바다마키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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