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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미친 남자 콘테 “내 열정, 선수 심장에 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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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콘테 토트넘 감독. [사진 토트넘 홋스퍼]

콘테 토트넘 감독. [사진 토트넘 홋스퍼]

프리시즌 일정을 위해 방한한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53·이탈리아) 감독을 지난 14일 서울에서 중앙일보와 네이버가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콘테 감독이 옆방에서 선수단 미팅을 주재했다.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답게 콘테 감독의 목소리가 벽을 뚫고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전날 토트넘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K리그를 상대로 6골을 몰아쳤지만 3골을 내줬다. 인터뷰실에 들어선 콘테 감독은 인터뷰에도 열정적으로 임했다.

자신의 얼굴 사진 모양 응원 도구를 흔드는 한국 팬들을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사진 토트넘 홋스퍼]

자신의 얼굴 사진 모양 응원 도구를 흔드는 한국 팬들을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사진 토트넘 홋스퍼]

한국 팬들이 당신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을 흔들며 응원했다.
“나와 선수들 모두에게 놀라운 경험이었다.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팬들도 내가 한 경기에 3실점하는 상황을 매우 싫어한다는 걸 알 것이다(웃음). 지금은 프리시즌이고, 새 선수들이 가세한 만큼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 하프타임 때 감독님의 라커룸 지시 내용을 손흥민이 공개했다.
“두 가지를 언급했다. 우리 팀의 첫 번째 목표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이고, 그 다음으로 가능하다면 쏘니(손흥민의 애칭)를 득점왕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선수들이 헌신을 보여줬다. 두 가지 모두 이룬 건 쏘니에게나 팀에게나 큰 성취다. 쏘니가 새 시즌에 스스로를 뛰어넘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넣기를 기대한다.”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손흥민. [사진 토트넘 홋스퍼 제공]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손흥민. [사진 토트넘 홋스퍼 제공]

손흥민이 “콘테 감독은 경기 중 절대 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중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어 많은 시간을 터치라인 부근에 머문다. 힘들어하는 선수가 보이면 새 힘을 북돋우려 노력한다. 내가 언제나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선수들이 느끼도록 하고 싶다. (소리를 많이 질러) 경기 후 목소리가 잘 안 나올 때도 있다.”
유벤투스 시설 제자였던 안드레아 피를로(43·이탈리아)는 자서전에서 ‘콘테는 축구에 미친 사람 같다’고 썼다.
“사실이다. 내 첫 번째 목표는 내가 가진 열정을 선수들의 심장, 그리고 머리에 전달하는 것이다(손으로 가슴과 머리를 가리키며). 좋은 감독이란 선수들의 심장과 머리에 들어가 승리에 대한 열정을 각인 시키는 지도자다.”
지난해 11월 시즌 도중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제 기억엔 팀이 9위였다. 시즌 개막 후 3연승했지만 이후 8경기에서 승점 7점을 보태는 데 그쳤다. 부임 직후 팀의 전반적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선수단 뿐만 아니라 서포터까지 만나봤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케인이나 손흥민, 모우라 같은 수준급 해결사들이 있으니 밸런스를 지키기 위해 스리백과 4명의 미드필더, 3명의 스트라이커(3-4-3 포메이션)를 기용했다.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를 이기고 (강등팀) 번리에 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스리백의 거장’으로 유명하다.
“포백으로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4-2-4 포메이션을 앞세워 2차례 세리에A로 승격했다. 유벤투스에서도 4-2-4 포메이션을 썼지만, 이후 선수 특성에 따라 키엘리니, 바르찰리, 보누치를 스리백으로 활용했다. 첼시에서도 포백으로 시작해 스리백으로 바꿨다. 나는 하나의 시스템과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는다. 팀을 위한 최고의 방안을 모색한다.”
콘테 감독이 새로 영입한 베테랑 윙백 페리시치(왼쪽). 새 시즌 토트넘 중원은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 올리버 스킵(왼쪽 둘째부터)이 책임진다. [로이터·AFP·EPA=연합뉴스]

콘테 감독이 새로 영입한 베테랑 윙백 페리시치(왼쪽). 새 시즌 토트넘 중원은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 올리버 스킵(왼쪽 둘째부터)이 책임진다. [로이터·AFP·EPA=연합뉴스]

올 시즌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토트넘은 젊은 팀이다. 나와 함께 인테르밀란에서 우승한 베테랑 이반 페리시치(33·크로아티아)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시즌 브라이턴과 맞대결하며 유심히 지켜 본 이브 비수마를 데려와 호이비에르, 벤탄쿠르, 스킵과 함께 4명의 수준급 미드필드진을 구축했다. 한 시즌에 4개 대회에서 경쟁하려면 선수 층이 두꺼워야 한다. 수준급 공격수 히샬리송은 모든 공격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우리는 새 시즌에 50경기 이상을 치러야 한다.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할 기회와 자리가 있다”
손흥민에게 ‘형하고 4시간 리프팅한 게 맞냐?’고 물었다던데.
“TV 프로그램에서 손흥민이 ‘아버지가 나와 형에게 강제로 4시간 동안 공을 다루는 훈련을 시켰다’고 말하는 걸 봤다. 진짜냐고 물었다. 쏘니의 아버지가 축구선수 출신인 걸 안다. 손흥민은 톱 플레이어일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는 더 환상적이다. 아들을 훌륭히 키워낸  손웅정 선생에게 존경심을 갖고 있다. 꼭 만나보고 싶다.”
새 시즌 목표는.
“팀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돼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득점을 늘리고 실점을 줄여 더 많은 승점을 획득해야 한다. 우승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여전히 다른 팀들이 앞서 있지만, 우리 또한 간격을 좁히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새 시즌에) 어떤 일이 생길 지 지켜봐 달라.” 

별명으로 본 콘테

안토니오 콘테 감독. [사진 AIA]

안토니오 콘테 감독. [사진 AIA]

노동자 미드필더: 유벤투스 선수 시절 지단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열정적으로 뛰어
축구에 미친 사람: 유벤투스 감독 시절 제자였던 피를로가 자서전에 쓴 내용
망치(il martello): 끊임없이 못을 내려치듯 선수들을 혹독하게 단련시켜서
두 아내와 잠드는 남자: 인생의 절반은 아내, 또 다른 절반은 축구
스리백의 거장: 한물 갔다는 스리백을 현대축구에서 다시 유행시킨 지도자
울보(Piagnone): 언론에 우는 소리를 자주해서. 팀 내부 결속 위한 전략
파루키노: 작은 가발이라는 뜻. 탈모로 머리카락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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