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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있는 용산도…이곳 뺀 서울 아파트값 또 떨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부동산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부동산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낙폭이 지난주보다 커졌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조사(11일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04% 떨어지며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5월 마지막 주부터 하락 전환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주 연속 0.03% 떨어진 데 이어 이번 주 0.04% 하락하며 낙폭이 확대됐다.

이번 조사는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0.5%P) 전에 이뤄졌다. 하지만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달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빅스텝(0.05%P 인상) 기조가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었다. 부동산원도 "기준 금리 빅스텝 인상이 우려됨에 따라 매물이 적체되고 매수심리가 위축돼 서울 전체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0.03%)를 제외한 24개구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특히 아파트값 상승 폭이 축소되다가 3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던 용산구의 경우 이번 주에 0.01% 하락하며 지난 3월 셋째 주(-0.01%) 이후 16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새 정부가 지난 3월 20일 대통령실을 서울 용산의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용산구 일대의 아파트값은 계속 올랐었다. 지난주에 4개월 만에 하락한 강남구 역시 일주일 전과 같은 하락률(-0.01%)을 기록했다. 노원·도봉구(각 -0.10%), 강북구(-0.09%), 성북·은평구(-0.07%), 종로·서대문·강서구(각 -0.05%), 마포·구로·금천구(각 -0.04%), 송파·관악구(-0.03%) 등의 아파트값 하락 폭도 전주 대비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

수도권 아파트값도 일주일 전(-0.04%)보다 낙폭이 확대하며 0.05%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하락률(-0.03%)을 유지했으나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가운데 하락 지역은 110곳에서 117곳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이번 빅스텝과 함께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져 2.75~3%까지 오를 것이란 예고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동산 시장은 위축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매수세는 위축되겠지만, 금리 인상은 예상된 부분이며 대체로 선반영된 상황”이라며 “이자 부담이 늘겠지만, 주택 보유자들이 훨씬 낮은 가격에 급매를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지금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을 살 때 3%대로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경제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물가나 금리가 0~3%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가정을 하지 말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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