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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재감염 늘어나자 방역체계까지 바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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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호주 연방정부가 주정부들에 코로나19 ‘재감염’ 기준 간격을 기존 12주(84일)에서 4주(28일)로 단축할 것을 권고했다.

이전까지는 처음 감염된 지 12주가 지난 시점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를 재감염으로 봤지만, 앞으론 이를 3분의 1로 줄여 4주만 지나면 재감염으로 본다는 의미다. BA.5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을 이끄는 가운데 정부가 공식적으로 재감염 가능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호주 정부의 조치는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BA.5(오미크론 하위 변이) 확산 상황을 고려해 결정됐다.

12일(현지시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 호주 ABC 등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권고에 따라 뉴사우스웨일스(NSW)와 서호주 주정부 등이 이날부터 재감염 가능 기간을 28일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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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주정부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 28일이 지나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며, 양성 판정 시 신규 감염자로 집계되고, 격리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서호주 주정부는 홈페이지에서 “변이 확산에 따라 재감염 가능성이 커져 재감염 판정에 필요한 기간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미국·영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선 통상 최초 감염 후 90일 정도 지난 뒤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재감염으로 본다. 첫 번째 감염 회복으로 얻은 면역이 3개월간 지속할 것이란 추정 때문이다.

하지만 전염성과 면역 회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이후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한 달 간격으로도 코로나19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델타 변이 유행 당시보다 오미크론 유행 이후 재감염 가능성이 16배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미국 연구에서 BA.5는 면역 회피력이 원조 오미크론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BA.5의 전파 속도는 기존 우세종인 BA.2보다 35% 빨라 재감염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연방정부는 “BA.5와 BA.4의 확산으로 재감염 간격이 짧아지고, 재감염자도 증가해 면역 지속 추정 기간도 조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호주 퀸즐랜드대의 폴 그리핀 교수는 “재감염 기준 기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호주의 최근 7일 평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3만2702명으로 2주 전보다 1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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