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젠 직업훈련도 구독시대…짤강으로 필요한 것만 쏙쏙

중앙일보

입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2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중소기업인 (주)오토스윙을 찾아 공장 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2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중소기업인 (주)오토스윙을 찾아 공장 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젠 직업훈련도 필요한 것만 구독형식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훈련과정에 입문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했던 방식도 발췌형으로 바뀐다. 특정 훈련 과정을 모두 이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지루하거나 이미 아는 건 솎아내고 원하는 것만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이른바 짤강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런 내용의 기업훈련 혁신 시범사업을 6일부터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기술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직원의 숙련도와 전문성 업그레이드를 돕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도입되는 직업훈련 방식은 '패키지 구독형 원격훈련'과 '기업 자체 훈련 탄력운영제' 등 두 가지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한다. 류경희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이들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구독형 원격훈련은 기업이 훈련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훈련 과정을 구독 서비스를 받듯이 묶음으로 구매해 필요한 과정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개별 훈련과정별로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면 짤강(short-form contents)이나 초단기 학습 과정(micro learning)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된다. 과정 내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수강이 가능해져 훈련 집중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독비용으로 근로자 1인당 14만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기업 자체 훈련 탄력운영제는 정부의 개입이나 입김을 배제하고 기업이 사정에 맞춰 자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개별 훈련과정별로 일일이 사전에 훈련과정을 인정받아야만 훈련을 실시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연간 훈련계획만 심사받으면 계획 내에서 연중 훈련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쓰면 기업의 훈련 여건이나 상황 변화, 기술 진보 등에 따라 훈련을 폐기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신설할 수도 있다. 이전 체계에서는 이런 식이 불가능해 기술변화로 쓰지도 않는 1~2년 전 기술을 심사받은 과정이란 이유로 무조건 들어야 했다. 이 과정도 구독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수료기준(80%) 충족 요건과 상관없이 훈련생이 필요한 교과목을 선별해서 수강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비용은 훈련시간에 비례해서 지급된다.

류 국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직업훈련에서 소외된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상시적이고, 즉각적인 능력개발이 가능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