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5개 지청장 실세화 역점|검찰인사의 특징과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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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31일 단행된 검찰인사는 사시 2∼3회의 검사장 승진후보자 5명을 서울시내 4개 지청과 부산 동부지청장에 배치, 그 동안 검찰인사의 숙원사업이던 이들 5개 지청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함께 사법시험 7회 출신의 원정일 서울지검형사1부장·심재륜 서울지검 강력부장· 김진세 울산지청장 등 3명이 각각 마산·대전지검과 서울 북부지청의 차장검사로 진출한 것도 일선검찰의 내실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내부에서는 검찰1과장과 서울지검 형사5, 3, 1부장을 지내면서 중요 정치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다시피 한 원정일 부장검사와 강력부장·특수1부장을 경직하며 조직폭력수사 등에 큰공을 세운 심재륜 부장검사가 극심한 인사적체에 따른 서열위주인사로 인해 논공행상을 받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지적하고 있다.
서울지검의 안강민 공안1부장·유재성 형사2부장·이재신 총무부장과 대검의 김수장 중앙수사부1과장·신현무 순천지청장 등 사시8회 선두그룹이 울산 지청장과 전주·제주차장 및 순천지청장·청주차장 등으로 각각 진출한 것은 현재 22명에 이르는 8회 출신들의 검찰 주요포스트 장악의 신호로 해석된다.
서울지검 형사1부장·공안1부장·특수1부장과 대검중수부 1과장·공안기획담당관 등 대검과 서울지검의 요직을 경북고 출신인 박순용·김경한·이명재·제갈 용우·백삼기 부장검사가 차지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TK독식이라는 평도 없지 않으나 검찰상층부는 사시 11회에 경북고 출신들이 많고 이들 개개인의 경력 등에 비추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고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경북고 출신들이 대부분 요직을 차지한 반면 경기고를 비롯한 비TK출신들은「외곽」으로 밀려난 인상을 주고있어 다소의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지검 형사4부장이던 천기흥 부장검사의 총무부장 검사발령을 비롯, 원정일·유재성·안강민 부장검사의 마산·전주·울산 발령은 이들이 모두 경기출신인데다 그 동안 서울지검의 요직부장을 차지했었다는 점에서「뒷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지검 공안부의 경우 사시 9회 출신 최병국 2부장이 유임되고 사시 11회 출신인 김경한 부장검사가 선임격인 1부장에 기용된 것은 공안부 업무의 전문성과 영속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는 법무부 측의 설명에도 불구, 종전의 서열위주 인사관행을 깬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부산지검 형사4부장에 사시 13회 출신인 신희구 대검공안 1과장을 전보하고 공안·특수·강력부장에 14회 선두그룹인 이범관 수원공안부장·김진환 대검기획과장·김영진 수원형사2부장을 각각 기용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부산지검을 명실공히 서울지검 다음가는 두번째 검찰청으로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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