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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정부 첫 검찰총장' 문무일, 로펌 세종 선택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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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전 검찰총장(61·사법연수원 18기)이 법무법인 세종에 몸 담는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문무일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2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 전 총장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기간(3년)이 끝나는 오는 8월부터 세종에서 본격적인 변호사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 전 총장의 세종 행에는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남다른 그의 관심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0년 확대 개편된 세종 디지털포렌식센터는 문 전 총장 재임 시절 대검 디지털수사담당관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최성진(23기) 변호사 등이 몸담고 있다. 경찰 내 사이버 수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양근원 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도 최근 영입됐다.

문 전 총장은 2019년 퇴임한 뒤 모교인 고려대에서 컴퓨터학과 석좌교수를 지냈다. 법조인들이 통상적으로 석좌교수로 근무하는 법학전문대학원이나 법학대학이 아닌 컴퓨터학과에서 교수를 맡은 것 역시 검사 재직 시절 디지털포렌식 수사 기법을 주도했던 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문 전 총장은 대검 과학수사2담당관 재직 당시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National Digital Forensic Center)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말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개업을 신청하고, 몇 달 전 변호사 등록을 마쳐 추후 변호사 활동이 예상돼왔다.

尹 전임‧文 초대 총장 “검찰의 중립, 누가 흔드는지 잘 보라”

문 전 총장은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해 지난 7월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문 전 총장 후임 검찰총장이 사법연수원 5기수를 건너뛰고 파격 발탁된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무일 당시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차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무일 당시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차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전 검찰총장(앞에서 첫 번째), 봉욱 대검차장(앞에서 두 번째) 등 검찰 수뇌부와 참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뉴스

문무일 전 검찰총장(앞에서 첫 번째), 봉욱 대검차장(앞에서 두 번째) 등 검찰 수뇌부와 참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뉴스

검찰 내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문 전 총장은 2004년 제주지검 부장검사 시절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때에는 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위 수사를 맡아 효성 실무진 등을 구속했다. 2015년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성완종 리스트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수사팀을 이끌기도 했다.

총장 임기 동안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형제복지원 사건 등 과거 검찰의 잘못된 수사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며 검찰권 분산과 과거사 정리에서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자 양복 재킷을 벗어 한 손으로 흔들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옷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 흔들리는 게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잘 봐야 한다”며 “외부에서 (정치적) 중립을 흔들려는 시도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 발언이 회자되기도 했다. 사실상 검찰이라는 ‘옷’을 쥐고 흔드는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의미에서다.

최근 전직 검찰 간부 51명과 함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정한 절차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검찰이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형사 절차를 개혁할 것을 건의, 촉구한다”고 쓴소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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