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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현충일…윤 대통령, 한국전 두고 “공산세력 침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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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윤석열 정부의 현충일은 문재인 정부의 현충일과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북한’을 직접 겨냥하며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강조했다. 꼭 1년 전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을 단 한 번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과 대비됐다.

이날 비가 오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충일인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국가유공자에게 위문품을 건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내 가족같이 세심하게 챙겨 달라”고 강조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충일인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국가유공자에게 위문품을 건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내 가족같이 세심하게 챙겨 달라”고 강조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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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잇따른 미사일 도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와 주목됐다. 한·미는 이날 새벽, 전날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 발사에 대응해 지대지미사일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국전쟁의 발발 원인을 ‘공산 세력의 침략’이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 국립 서울현충원에는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투쟁한 순국선열과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 그리고 목숨을 바쳐 국민의 생명을 지킨 분들이 함께 잠들어 계신다”며 “나라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모든 분께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남겨진 가족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훈 체계를 마련해 조금이라도 억울한 분들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임무 수행 중 순직한 고(故) 심정민 공군 소령, 119구조대 고 이형석 소방정, 고 박수동 소방장, 고 조우찬 소방교, 해경 고 정두환 경감, 고 황현준 경사, 고 차주일 경사의 이름을 각각 거명하며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추념식 뒤 윤 대통령 내외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했다. 한 유공자가 사인을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영웅들의 헌신 위에 자유 대한민국이 서 있습니다’라고 적은 뒤 서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9일 천안함 생존 장병과 희생자 유족, 천안함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유족, 연평해전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희생자 유족 등 20명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씨도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 윤씨는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당시 문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천안함이 누구 소행인가 말씀해 달라”며 호소했다. 최 전 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작년 현충일, 서울현충원에서 생존 전우들은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시위를 했었다”며 “정확히 1년이 지난 오늘, 바로 그 자리에 정부의 정식 초청을 받아 참석하게 됐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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