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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군축회의 의장국 맡은 北…회의체 의문 갖게 하는 일”

중앙일보

입력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순회의장국을 맡은 북한의 주재로 유엔 군축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순회의장국을 맡은 북한의 주재로 유엔 군축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CD)의 순회 의장국을 맡은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의장국 수임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비확산 문제에 관한 한 북한이 책임 있는 행위자는 거리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사실 북한은 국제적 비확산 규범과 관련해 안정을 심하게 해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축회의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비확산을 약화한 북한과 같은 정권이 고위급 자리에 있다면 분명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회원 자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현재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북한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순회 의장국을 맡아 첫 본회의를 주재했지만, 40여 개국의 공동 성명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일본 등이 잇따라 북한에 대한 우려와 유감 메시지를 내놓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앞서 순회 의장국을 맡은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가 의장석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앞서 순회 의장국을 맡은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가 의장석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이에 의장을 맡은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나의 조국을 겨냥한 비판에 침묵을 지킬 수 없다”며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중국이 반대한 것에 대해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세계 최고의 기구”라며 북한의 불법적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반대해 단합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과 함께 각국의 기존 결의안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은 한국, 일본 등 동맹은 물론 역내 미국인에도 분명한 위협이라면서,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유엔을 포함해 동맹, 전 세계 파트너 국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군축회의는 1978년 제1차 유엔 군축 특별총회 결정에 따라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된 세계 유일의 다자(多者) 군축협상 기구다. 남북한은 1996년 동시 가입했다.

6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군축회의는 영문 알파벳순으로 매년 6개 국가가 4주씩 의장국을 맡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 의장국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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