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격차 경쟁국보다 크다|노동연서·임금 노동 조건 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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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 나라의 직종·성별·학력간 임금 격차와 근로 시간은 80년대 들어 매년 줄어들고 있으나 일본·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보다는 그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4년간 우리 나라 제조업 생산직 근로자의 시간당 노동 비용이 경쟁 상대국보다 너무 큰 폭으로 뛰어올라 대외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 노동 연구원이 30일 내놓은 「아시아 주요국의 임금 및 노동 조건 비교 연구」 자료에서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나라의 생산직 월 임금 총액을 1백으로 했을 때 ▲전문기술직 임금은 1백81·9 ▲행정관리직 임금은 2백58·4로 80년 (각각 2백47·7, 3백95·4) 이후 직종간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기술직의 경우 생산직과의 격차가 일본은 1백대 1백39·8, 대만 1백64, 태국 1백75·9로 우리 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았다.
학력별 임금 구조도 지난해 우리 나라의 고졸 월 임금 총액을 1백으로 기준 했을 때 중졸은 83·1, 대졸은 1백91로 80년 (각각 68. 8, 2백28·5) 보다 임금 격차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일본 (고졸이 대졸의 96·2%)이나 대만 (90·4%) 보다는 여전히 크다.
한편 지난해 우리 나라 근로자들의 월 평균 근로 시간은 2백13·7시간으로 지난 2∼3년간 높은 임금 인상과 근로 기준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85년에 비해 11·8시간이 줄었으나 일본·대만·싱가포르에 비해서는 각각 39 .7, 14, 11·3시간이 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86∼89년 사이 4년간 노동 비용을 노동 생산성과 비교해보는 단위 노동 비용의 증가 추이를 보면 우리 나라 제조업은 ▲86년 12·2% ▲87년 12·4% ▲88년 26% ▲89년 43·3%로 노동 비용이 노동 생산성을 크게 앞질러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대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동안 ▲싱가포르의 단위 노동 비용 증가율은 86년 마이너스 13·9%, 87년 마이너스 2·5%,%년 8·09%, ▲대만은 86년 6·8%, 87년 21·7%, 88년 17·2%, 89년 13·2%로 우리 나라에 비해 안정된 국면을 보였다.
박영범 연구원은 『우리 나라 근로자들은 취약한 임금 구조를 개선하면서 대외 경쟁력을 높여야하는 2중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짐을 덜기 위해서는 우선 실질 임금 인상 못지 않게 노동 생산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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