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을 지키지 못하면 충남도 없다. 반드시 사수하라”(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캠프)
“천안에서 격차 못 줄이면 승리 장담 못한다. 남은 기간 모든 화력을 집중한다”(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캠프)
6·1 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남지역 최대 승부처인 천안을 놓고 후보 간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천안은 충남의 수부 도시이자 유권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충남지역 유권자 180만3096명 가운데 30.4%인 54만8022명이 천안 유권자다.
천안 유권자, 충남 전체 30.4% 차지
천안은 현직 도지사인 더불어민주당 양승조(63) 후보의 정치적 기반으로 국회의원 3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이 장악했다. 반면 천안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박상돈 후보다. 박 후보는 2년 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본영 시장이 낙마한 뒤 재선거를 통해 천안시장에 당선됐다. 양 후보에 맞서는 국민의힘 김태흠(59) 후보는 보령(유권자 8만6264명) 출신으로 천안에서 양 후보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앞서 진행한 3차례의 여론조사 결과 충남 전역과 천안 모두 양 후보가 김 후보에게 앞섰다. 다만 충남지역 전체와 천안 지지율 격차가 여론조사 때마다 줄어들었다.
양승조·김태흠 격차 4.4%→2.1%포인트
한국갤럽이 지난 21~22일 충남 유권자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충남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 45.1%, 김 후보 43.0%로 2.1%포인트 차이가 났다. 오차범위(±3.5%포인트) 내 우세였으나 지난 두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 보단 격차가 좁혀졌다. 1차 여론조사(5월 1~2일) 때는 양 후보가 46.0%로 김 후보(39.6%)보다 6.4%포인트 앞섰고, 2차(15~16일) 때는 양 후보(44.7%)와 김 후보(40.3%) 격차가 4.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천안의 경우 중앙일보(갤럽) 1차 여론조사 때 22.4%포인트에 달했던 지지율 격차가 2차 때 13.7%포인트로 줄었고 3차 때는 4.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2차 여론조사가 이뤄진 5월 15~16일은 민주당이 성비의 문제가 불거진 박완주 의원의 제명(의결)을 발표한 날(12일)과 불과 사흘 차이가 난다. 26일부터 선거일인 6월 1일 투표 마감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 또는 인용 보도가 일체 금지된다. 두 후보 캠프에서는 최종 득표율이 1~2%포인트 정도로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 '무박3일' 강행군 vs 김 "천안 집중유세"
양승조 후보, 김태흠 후보 모두 남은 시간 천안을 중심으로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다. 28일 천안에서 지지를 호소했던 양 후보는 29~31일 사흘간 새벽까지 일정을 소화하는 ‘무박 3일’ 강행군을 이어갈 방침이다. 양 후보는 “천안의 아들 양승조에게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태흠 후보 역시 28일 천안과 아산에서 집중 유세를 벌인데 이어 29일에도 천안에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는 천안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도지사 정도면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GTX-C노선 천안·아산 연장, M버스 천안노선 신설 등 굵직한 사업은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지난 9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19일에는 천안에서 전국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충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결과에 따라 여론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았지민 최근 천안에서 불거진 문제들이 유권자의 표심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