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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땅의 비 냄새? 인간은 1조개의 냄새를 구별한다[BOOK]

중앙일보

입력

코끝의 언어
주드 스튜어트 지음
김은영 옮김
윌북

"냄새는 공간과 시간을 찌부러뜨려서 만든 4차원 초입방체(hypercube)와 비슷하다."

 알쏭달쏭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냄새 백과사전이다. 우리가 냄새를 어떻게 맡는지, 우리가 매혹되거나 혐오하는 냄새의 실체는 무엇인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흥미롭다'고 표현했지만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만큼 재밌다. 시시콜콜 파고드는 저자의 집요함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수수께끼 같은 책의 첫 문장은 과거의 웅크린 기억을 냄새가 불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지나 소리는 하지 못하는 일이다. 아프면 사람 몸의 냄새가 바뀐다.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냄새 가짓수는 무려 1조개. 후각 수용기가 코 안쪽뿐 아니라 피부, 주요 장기에도 분포돼 있지만 우리는 아직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수용기가 특정 냄새 분자와 결합하는지 알지 못한다.

 실체를 규명한 냄새 가운데 마른 땅의 비 냄새 같은 것도 있다. '페트리코', 돌의 피라는 뜻의 이름도 있단다. 초록색 풀에 가벼운 광물 냄새가 섞여 있다고 표현했다.
 냄새 잘 맡는 방법도 소개했다. 킁킁거리는 것이다. 효과가 확연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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