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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법치 무너진다며 비통"…인수위 "검수완박은 입법 쿠데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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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19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 “입법권의 사유화이자 입법 쿠데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즉각적인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수완박법은 사법부조차 처음 들어봤다고 말할 정도의 위헌적 법안으로, 그 피해는 힘없는 국민에게 오롯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경찰의 과잉 수사나 부실 수사 등의 위험을 적절히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인수위는 이를 거론하면서 “법원조차도 이처럼 이례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무겁게 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와 박순애 인수위원이 1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용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와 박순애 인수위원이 1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인수위는 또 172석의 민주당을 겨냥해 “의석수가 많다고 70년 넘게 유지돼온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정의 실현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것이자 권력분립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에 국정을 온전히 인계해야 할 책무가 있는 민주당 정권의 입법 폭주 행태는 이사를 앞두고 대들보를 훼손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새 정부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회견 뒤 이용호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는 기자들을 따로 만나 “민주당이 마이동풍으로 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입법 저지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찬 검수완박 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라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어록을 언급한 뒤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이를 방관하는 정치인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을 정면으로 반하는 검수완박 법을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가 스스로 헌법을 위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호소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같은 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부정과 비리를 덮기 위한 국가 허물기를 국민 여러분께서 심판해달라”고 가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2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2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직접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윤 당선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 국회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만큼 윤 당선인도 차기 정부의 인수를 앞두고 지켜보고 있다”고만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인수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측근들에게 ‘법치와 정의가 무너지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고 비통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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