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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둬둬 질주 막고 알리바바의 새 희망 된 '타오터'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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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dq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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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비 업그레이드화(消費升級)에 치중했던 알리바바는 다시금 자사의 성장 동력이 하침시장(下沈市場·중국 3선 이하 지방 도시)과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에 있다고 보고 전략을 수정했다. 이에 알리바바는 2020년 3월, 새로운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터(淘特)를 출시해 하침시장과 가격 민감 층 동시 사냥에 나섰다.

타오터(淘特)는 알리바바 산하의 쇼핑 앱(app)으로, 원래 명칭은 타오바오 특가판(淘寶特價版)이다. 2020년 3월 26일 정식 출시됐으며, 2021년 5월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타오터(淘特)로 공식 명칭이 변경됐다.

[사진 emu999.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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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타오터의 연간 활성 소비자는 2억 8000만 명에 달한다. 이용자 수 측면에서, 타오터는 출시 2년 만에 타오바오 톈마오(淘寶天貓), 핀둬둬(拼多多), 징둥(京東) 뒤를 잇는 중국 4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더 중요한 것은 타오터가 일전에 핀둬둬에게 빼앗겼던 하침시장 소비자를 되찾아왔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한동안 소비 업그레이드화에 몰두한 나머지, 수입이 비교적 낮고 가격에 민감한 구매층 다수를 고려하지 못했다. 핀둬둬의 출현은 때마침 이러한 공백을 채웠으며,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몰에 실망한 소비자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알리바바가 아니었다. 알리바바는 곧이어 타오터를 출시해 반격에 나섰다. 타오터는 핀둬둬로부터 빼앗긴 하침시장과 가격 민감 층 소비자를 흡수하고, 알리바바를 위협하던 핀둬둬의 전력 질주를 멈춰 세웠다.

핀둬둬와 '육탄전'을 벌인 타오터

2020년 3월 26일, 위기감을 느낀 알리바바가 핀둬둬에 맞서 타오터를 출시했다. 당시 핀둬둬의 활성 구매자 수는 7억 8800만 명으로, 동기간 타오바오의 활성 구매자 수인 7억 7900만 명을 넘어섰다.

(좌) 핀둬둬 (우) 타오터 [사진 바이두백과]

(좌) 핀둬둬 (우) 타오터 [사진 바이두백과]

그러나 당시만 해도 타오터가 성공할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적었다. 타오터가 하침시장에 진출해 백패상품(白牌商品·일부 작은 제조사가 만드는 브랜드 없는 상품)을 만든다고 해도, 이미 시장을 선점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중인 핀둬둬를 이기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이미 레드오션인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타오터가 성공하려면 타 플랫폼으로부터 이용자를 뺏어올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도 큰 난관이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타오터는 엄청난 기세로 성장했다. 타오터는 출시 9개월 만에 월 활성 구매자 수 1억 명을 돌파했다. 이는 중국에서 2020년 출시된 전체 앱 들 중 가장 빠른 성장세였다. 이후 출시 21개월 만에, 타오터의 활성 구매자 수는 2억 8천만 명을 찍었다. 핀둬둬가 한창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을 당시보다 훨씬 더 맹렬한 속도였다.

현재 타오터의 활성 구매자 수는 3억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8할은 핀둬둬 이용자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나, 알리바바가 그간 핀둬둬에 빼앗겼던 이용자를 다시금 되찾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레드오션인 전자상거래 업계, 어떻게 뚫었나? 

이제 하침시장 쟁탈전에서 보조금을 뿌리고 트래픽 고성장에 기대하는 시기는 지났다. 하침시장에서의 승부를 결정짓는 관건은 '공급 능력', 즉 전체 공급망 관리와 플랫폼 입점 사업자 관리 능력이다. 타오터의 부상은 공급망을 튼튼하게 구축하고, 플랫폼에 입점한 공급업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가능했다.

타오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공장 직영점(工廠直營店)’이다. 타오터는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에 대리상이나 소매상 등의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타오터 플랫폼에 입점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즉 M2C(manufacturer to consumer) 모델로, 공장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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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C 모델은 제품 생산 업체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크게 다음의 장점을 갖는다. 먼저, 제조사가 중간상인 없이 제품을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제조사가 유통 채널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주문 처리, 제품 배송, 애프터서비스 등 전 과정을 일관성 있게 관리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조사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그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사실 M2C 모델이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타 플랫폼에서의 M2C 모델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공장 생산'과 '전자상거래 판매'가 사실상 전혀 다른 분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사진 cy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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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방송부터 컨시어지, 공동구매, 신속배송에 이어 다양한 판촉행사까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전술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바뀌는 건 또 얼마나 빠른지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순식간에 뒤처지기 일쑤다.

그렇기에 생산과 제조에만 특화된 공장이 자력으로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살아남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더군다나 중국의 공장들은 대부분 하침시장에 몰려 있는데, 이 지역엔 전자상거래 운영을 잘 아는 인재 역시 부족하다. 이 때문에 공장 직영점은 M2C 모델을 완전히 도입하지 못하고, 기존의 대리상(代理商) 모델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타오터는 달랐다. 타오터는 다음의 노력을 통해 불가능해 보였던 M2C 모델을 정착시켰다.

첫째, 타오터는 공장에 '전자상거래 전담 위탁 서비스'를 제공했다. 타오터 플랫폼에 입점하는 공장은 전자상거래에 대해 무지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장은 생산과 제조에만 집중하고, 입점, 판촉행사, 배송, 애프터서비스 등 운영 전반은 타오터가 전담하기 때문이다. 타오터는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공장에 전자상거래 전문 인력을 보내 온라인 매장 운영을 도왔다. 공장은 그 대가로 타오터에 소정의 '점포관리비'를 지급할 뿐이었다.

장쑤(江蘇) 성 단양(丹陽) 시 안경 산업 클러스터 [사진 신화통신]

장쑤(江蘇) 성 단양(丹陽) 시 안경 산업 클러스터 [사진 신화통신]

둘째, 공장이 스스로 타오터에 찾아와 문 두드리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오히려 타오터가 먼저 능동적으로 나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을 확보했다. 중국에는 지역별로 여러 산업 클러스터들이 있다. 저장(浙江) 성 장산(江山)시는 전국 배드민턴 공의 65%를 생산하며, 장쑤(江蘇) 성 단양(丹陽)시는 전국 안경의 75%를 생산한다.

알리바바 산하의 1688 플랫폼은 기업 간 B2B 공급망 구축을 전문으로 하며, 이러한 국내 지역 산업 클러스터를 연결한다. 알리바바는 중국 1차 산업 벨트의 70%를 커버하는 1688을 타오터와 연계시켜 더 많은 공장이 타오터에 입점하도록 도왔다. 그 결과, 타오터는 현재 전국 30개 성, 240개 도시, 2000여 개의 핵심 산업 클러스터에 침투해 약 200만 개의 공장과 상점을 입점시켰다.  알리바바가 공개한 2022년 회계연도 2분기(2021년 7~9월) 실적에 따르면, 타오터에 입점한 공장의 M2C 주문은 전년 동기 대비 400% 증가했다.

[사진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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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산업 사슬을 업그레이드했다. 타오터는 빅데이터를 통해 1,2선 도시와 하침시장의 보조배터리 소비 경향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1,2선 도시에서는 주로 직장인이 출장 시에 보조배터리를 사용하지만, 하침시장에서는 주로 농민이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주보(主播)가 야외에서 보조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2선 도시 소비자는 보조배터리 구매 시 높은 휴대성과 이동성, 예쁜 외관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하침시장 농촌 소비자는 용량과 성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특성을 보였다.

타오터는 자사 플랫폼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소비 경향을 포착한 후, 하침시장을 겨냥한 공장엔 대용량 보조배터리 생산을 장려했다. 덕분에 타오터는 공장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맞춤형 제품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하침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사진 바이자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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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출시 2주년을 앞두고 타오터는 제품 소통회를 열었다. 이날 왕하이(王海) 타오터 회장은 새로운 '타오터 온라인 10위안 숍'과 '타오터 100'의 출시를 발표했다.

'타오터 온라인 10위안 숍'은 주방, 욕실 용품 등 생활형 품목을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원스톱으로 편하게 구매하게끔 한다. '타오터 100'은 타오터에 입점한 공장들의 자체 브랜드 육성을 돕는다. 타오터는 이 두 채널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더욱더 충족하고 공장들과의 연계 또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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