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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각이 학교 동아리? 복지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해야"

중앙일보

입력

국회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성주(오른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성주(오른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정 후보자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여성관이 비뚤어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 “정 후보자, 전문성·도덕성 결여…지명 재고해야”

이날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김성주 의원은 정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가 구상한 책임장관제를 구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복지부 장관은 저출생ㆍ고령화 사회 대응, 공공의료, 사회복지 관련 정책의 컨트롤 타워로서 ‘포용적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집행해 나가야 한다”며 “단순히 당선인과의 친분을 이유로 밀어붙여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양당의 공통 공약이었던 연금개혁, 영유아 보육 시스템 개편, 사회 안전망 강화, 장애인 맞춤형 지원 등의 국정 현안을 정 후보자가 컨트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

최근 논란이 된 정 후보자의 과거 칼럼 문제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가 과거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제목을 나열하며 “여성에 대한 비아냥을 넘어 여성을 출산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인식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이런 구시대적 발상을 가진 정 후보자에게 저출생 정책의 컨트롤 타워를 맡길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정 후보자가 “쉽고 재밌게 풀어 설명한 글”이라고 해명한 발언에 대해서는 “여성의 출산과 성희롱 문제를 심심풀이 땅콩으로나 여기는 후보자의 인식에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보건복지 정책의 무게를 생각하면 윤 당선자의 정 후보자 지명은 보건복지 분야의 중요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라는 점을 꼬집으며 “내각은 지인을 모으는 학교 동아리 구성이 돼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정 후보자 지명을 재고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결혼·출산=애국' 과거 기고했던 칼럼 논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에서 첫 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은 과거 한 언론에 기고한 칼럼 내용으로 도마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일신문에 칼럼 62개를 기고했는데 이 중 ‘결혼과 출산은 애국’, ‘(채용 시) 여성 응시자가 사진 보정을 더 많이 한다’는 내용의 글이 문제가 됐다. ‘3m 청진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성범죄자 취업제한 직종에 의료인을 포함하도록 한 법은 불합리하다는 의료단체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전날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10년 전 지역 일간지에 기고했던 글”이라며 “마음이 불편하고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정 후보자는 1979년 대구 영신고, 1985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에 외과 전문의를 땄다. 1998년부터 경북대 의대 외과 전문의로 있으면서 2005년 홍보실장을 시작으로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등을 지냈다.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는 38대 병원장을 역임했다. 정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되면 2015년 정진엽 전 장관 취임 이후 7년 만에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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