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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위 20% 소득 격차 코로나 이후 4.76배→5.23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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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소득과 자산 격차는 커지고 가계부채는 급증했다. 코로나19가 훑고 간 보통 사람의 지난해 금융생활을 분석한 결과다.

신한은행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9~10월 20~64세 경제활동인구 1만 명을 대상으로 e메일 설문조사를 해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커진 자산격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로 커진 자산격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응답자들의 지난해 월평균 가구소득은 493만원으로 2020년(478만원)보다 15만원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86만원)을 넘어섰다. 양극화는 뚜렷했다. 가구 소득을 1분위(하위 20%)~5분위(상위 20%)로 나눠보면,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소득(181만원)은 2020년(183만원)보다 2만원 줄었다. 같은 기간 5분위 가구 소득은 2020년 895만원에서 지난해 948만원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그 결과 1분위와 5분위의 소득 격차는 2019년 4.76배에서 지난해 5.23배까지 벌어졌다.

보고서는 “1·2분위 소득은 지난 4년 중 가장 낮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불안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정규직의 월 소득은 485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78만원)보다 소폭 늘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2019년 364만원에서 지난해 337만원으로 소득이 줄었다.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매출액은 2019년 3394만원에서 2020년 2771만원으로 준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45만원으로 주저앉았다. 다만 자영업자 70%는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보다 빠른 부채 증가속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소득보다 빠른 부채 증가속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가구가 진 빚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부채 보유 가구 비중도 전년(62.5%)보다 4.2%포인트 늘어난 66.7%였다. 2019년(52.8%)보다 13.9%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부채액은 1억164만원으로 2020년(8753만원)보다 16.1% 늘었다. 빚이 있는 가구는 월 가구소득(521만원)의 20배의 빚을 지고 있었다.

지난해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1792만원으로 전년(4억3809만원)보다 늘었다. 평균 부동산 자산 규모(4억1386만원)가 전년(3억4172만원)보다 21.1% 증가한 영향이다.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9.9%로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했다.

보유 자산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12억2767만원으로, 하위 20%(490만원)의 251배에 달했다.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 125배, 2019년 142배, 2020년 164배로 매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집을 산 10명 중 4명(41.1%)은 20·30대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 1억6720만원의 빚을 내 3억6446만원짜리 집을 구매했다. 대출 이용률은 89.8%로 2020년(75.1%)보다 늘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20·30대의 월 평균 부채 상환액은 80만원으로, 보고서는 이들이 향후 17.4년간 부채를 갚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 응답자 중 45%는 ‘삶에 만족한다’고, 17.7%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주관적 삶의 질을 최상위부터 최하까지 5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최상 그룹의 평균 자산(7억6119만원)이 최하 그룹(2억8598만원)보다 2.7배 많았다. 월 소득도 최상 그룹은 609만원, 최하그룹은 356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소득과 노후 준비, 직업 만족도가 그룹 간 삶의 질 만족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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