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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국내용? K팝은 아시아만? 천만에요, 이 통계 보세요 [알려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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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 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버터'를 부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라스베이거스 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 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버터'를 부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라스베이거스 AP=연합뉴스

“K팝은 아시아에서만 인기다” “아이유는 내수용 가수인가” “유튜브 조회 수 따위를 비교하는 기사 도대체 왜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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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중앙일보가 선보인 [K팝 세계화 리포트] 첫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일부입니다. 설명에 미흡함이 있는 듯해, 몇 가지 다시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유튜브 음악 차트 통계는 2021년 4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업데이트 된 수치를 뽑아봤습니다. 앞서 보도된 수치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흐름은 동일합니다.

‘기현상’ K팝의 세계화

글로벌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의 음악 차트 통계는 현재 아티스트의 인기를 가장 잘 측정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다. 조회 수는 곧 대중의 관심이자, 인기이고 특히 수익과 직결된다.

그런데 유튜브엔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조회수의 여제’가 있다. 바로 인도 플레이백 가수(발리우드 영화에서 배우 대신 노래하는 가수) 가수 알카 야그닉(56)이다. 알카 야그닉은 유튜브 음악 차트에 수록된 2만5000여 아티스트 중 부동의 1위다. 무려 289주째 차트를 지키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그의 공식 뮤직비디오, 공식 음악 이용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 가사 동영상 등은 총 151억회 조회됐다.

유튜브 조회수의 여제, 인도 플레이백 가수 알카 야그닉. [사진 게티이미지]

유튜브 조회수의 여제, 인도 플레이백 가수 알카 야그닉. [사진 게티이미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총 재생 수의 81.4%(123억회)가 인도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인구 대국(14억명)에서 40년 넘게 활동한 최고 가수라 이런 수치가 가능하다. 인도 국민 1인당 10번 이상씩만 듣는다고 생각해보면 계산이 쉽다. 유튜브 주간 음악 차트 1~4위에 매번 인도 아티스트가 오르는 이유엔 인구 수가 크게 작용한다. 다만 인도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

유튜브 조회수 상위 아티스트 팬덤 분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유튜브 조회수 상위 아티스트 팬덤 분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 12개월간 101억회 재생된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힙합 가수 배드 버니 인기는 거대 문화권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그를 가장 많이 소비한 곳은 스페인어권의 인구 부국, 멕시코(인구 약 1억3000만)다. 배드 배니의 총 조회 수의 25%(25억2000만회)가 멕시코에서 발생했고, 3~19위 역시 모두 스페인어권 국가다. 라틴아메리카 음악 시장은 멕시코를 허브로 거의 단일 시장 양상을 보인다. 배드 버니를 가장 많이 소비한 국가 2위인 미국(14억2000만) 역시 라티노 커뮤니티가 강하다. 사족이지만, 이런 폭발적 인기는 물론 배드 버니의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미국 일리노이즈 로즈먼트 올스테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공연 중인 라틴 래퍼 배드 버니. 로즈먼트=AP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미국 일리노이즈 로즈먼트 올스테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공연 중인 라틴 래퍼 배드 버니. 로즈먼트=A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시장인 미국이 배출하는 대형 가수들 역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에미넴, 아리아나 그란데,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의 샛별 올리비아 로드리고까지. 모두 자국인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듣고,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미국에서의 성공은 세계에서의 성공을 동반한다. 반면 K팝은 작은 내수 시장을 감내하면서 성장해 왔다. 한국 밖에선 영미권이나 스페인어권처럼 언어나 문화를 매개로 공감을 호소할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런데도 K팝 팬덤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폭발하고 있다.

K팝 글로벌 침투 뚜렷

앞선 기사에 다루어졌듯이, BTS를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듣고 보는 나라는 일본이다. 연간 총 148억회 중 일본에서 20억회가 재생됐다. BTS와 트와이스에 이어 현재 일본 유튜브 음악 차트 3위에 올라와 있는 일본 4인조 밴드 킹누는 이 기간 전 세계에서 조회 수 3억8500만회를 기록했다. 이 중 3억1100만은 일본 발생이다. 자국민이 가장 많이 들었다는 의미다. 이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K팝 신드롬이 특이 현상이란 점을 짚기 위한 비교다.

한국 유튜브 조회수 연간 1억회 이상 아티스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 유튜브 조회수 연간 1억회 이상 아티스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K팝이 아시아에서만 통한다는 통념도 사실과 차이가 있다. K팝 아티스트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의 순위를 살펴보면, 아시아 국가가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맞다. 아시아에선 이미 ‘주류 장르’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륙별로 살펴봐도 고루 좋은 성적이 나온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BTS를 가장 많이 조회한 나라다. 연간 조회 수 총 1억6200만회(17위)를 기록했다. 현재 프랑스 음악 차트 1위에 오른 프랑스 래퍼 쥴은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 2억 회, 전 세계에서 10억 회 가량 조회됐다. 쥴과 BTS의 프랑스 조회 수 차이는 3800만회 정도다. 프랑스에서 BTS도 쥴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솔로 가수 아이유, 성공적

아이유의 유튜브 재생수(전 세계 총 13억8000만회)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6억5700만회)이다. 기사에 이를 소개한 뒤 “한국에서만 인기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는 문의가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아니다”.

 지난 1월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36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 참석해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 골든디스크 어워즈 사무국 ]

지난 1월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36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 참석해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 골든디스크 어워즈 사무국 ]

연간 조회 수 10억회 이상의 기록을 내는 K팝 아티스트 중 솔로는 아이유 하나다. 아이유를 가장 많이 재생한 2위 국가인 인도(1억회)를 시작으로 2~11위 국가에서 모두 3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보인다. 조회 수의 52%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아이유를 ‘국내용 가수’로 분류하는 건 억지스럽다.

국내 조회수 톱3 아티스트 글로벌 팬덤 분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내 조회수 톱3 아티스트 글로벌 팬덤 분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BTS, 아이유와 함께 한국 유튜브 조회 수 ‘톱 3’에 드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대조해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임영웅은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조회 수 6억4700만회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중 6억1600만회(95.2%)가 한국에서 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임영웅의 성과는 이대로 눈부시다. 다만, 팬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이돌 가수와 다르다는 의미다.)

가수 임영웅은 방탄소년단(BTS), 아이유와 함께 국내 유튜브 조회수 톱3에 든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열린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영웅. 뉴스1

가수 임영웅은 방탄소년단(BTS), 아이유와 함께 국내 유튜브 조회수 톱3에 든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열린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영웅. 뉴스1

더군다나 해외에서 K팝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것은 불리하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멤버 여러 명이 다양한 ‘취향’을 동시에 공략하는 그룹에 비해 솔로는 혼자 모든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주력 장르가 발라드인데다가, K팝 특징으로 박수받는 ‘칼군무’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그가 상당한 해외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K팝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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