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ㆍ부시 같은날 측근 물러나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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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 아이트마토프 권부핵심서 「지식인 양심」역할 중단/돌 미노동장관 노동정책 결정 과정서 소외감 느껴
미국 출세여성의 상징인 엘리자베스 돌 노동장관과 소련 「지식인의 양심」으로 불려온 대통령자문위원 칭기즈 아이트마토프가 23일 각각 사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같은날 사임의사를 밝혔고 「권력의 핵」이라는 대통령 곁을 떠나 민간기구인 적십자사 총재(돌여사)와 룩셈부르크대사(아이트마토프)로 전직,권부에서 멀어진다는 공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의 벌률가로서 레이건 정부의 운수부장관을 거쳐 부시내각에 선임된 돌여사는 그동안 노동정책 결정과정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소외감을 느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의 상원 원내총무 로버트 돌의원의 부인인 돌여사는 최근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떠나는 최초의 각료가 됐는데 그녀가 받을 연봉은 노동장관시 받던 봉급(9만8천달러)의 두배에 달하는 18만5천달러.
한편 공산당 정치국을 무력화시키고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한 대통령자문위원회에 지식인을 대변하고 대표적 소설가로 수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명된바 있던 아이트마토프는 고프바초프가 임명한 인물로서는 최초로,그리고 스스로의 결정으로 고르바초프 곁을 떠나는 인물이 됐다.
최근 국내정책의 실패로 똑같이 인기하락과 반대파의 공격 등으로 곤경에 처하고 있는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자신의 측근 한사람씩을 잃는 우연한 공통성을 보여주고 있다.<김석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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