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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차 대학살’ 러시아군 퇴각한 거리에 민간인 시신 수백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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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등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사진과 동영상이 3일(현지시간) 속속 공개됐다. 유럽연합(EU)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앞에서 사진 찍는 우크라이나 병사.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에서 퇴각하며 민간인 학살이 드러났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 사격을 가해 길거리에 시신들이 널려져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앞에서 사진 찍는 우크라이나 병사.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에서 퇴각하며 민간인 학살이 드러났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 사격을 가해 길거리에 시신들이 널려져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날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퇴각하며 러시아군의 만행이 드러났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3일 AFP통신에 “시는 280여구의 시신을 매장했다. 여전히 거리에 시신이 흩어져 있다”며 “손목이 결박된 상태로 뒤통수에 총을 맞았다. 일부는 14살 정도 되는 소년도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탱크와 군용차 등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막기 위해 어린이들을 차량 앞에 태워 ‘인간 방패’로 썼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부차뿐 아니라 이르핀·호스토멜 등 격전지에서도 민간인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계획적인 대학살”이라며 “주요 7개국(G7)은 엄청나게 강한 새로운 제재를 당장 부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도 이날 “명백한 전쟁 범죄”라며 가능한 한 빨리 EU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러시아군 부차 민간인 학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러시아군 부차 민간인 학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르핀에선 지뢰 등 폭발물이 하루에만 643개가 발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이우 서쪽 드미트리브카 마을에선 하루에 1500개 이상의 폭발물이 나왔다. 보로디안카 인근 도로에도 대전차 지뢰 수십 개가 발견됐다. 도로 위에 깔린 지뢰밭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차량의 모습도 SNS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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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주거 지역 근처에 지뢰를 설치했고, 심지어 시신에도 기폭 장치 등을 달아놨다”고 말했다. 시신과 폭발물 등 수습을 위해 키이우 지역 당국은 일부 도시에 오는 5일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군의 잔학 행위에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진행 중”이라고 남겼다. 또 러시아의 잔학 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해 우크라이나 NGO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미셸 의장은 트위터에 ‘학살(Massacre)’이라는 단어를 썼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U 대사들은 5일 새로운 징벌적 조처에 대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에서 퇴각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7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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