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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28) 中 라이브커머스 여왕 배후에 '유니콘 기업' 우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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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라이브커머스 업계 ‘여왕’ 웨이야(薇娅).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 1위, 중국 500대 부호’… 그를 가리키는 수식어는 호화롭지만, 웨이야의 배후에 있는 다중네트워크채널(MCN) 기업은 정작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17년 설립된 첸쉰(谦寻)의 이야기다.

[사진 网红百科]

[사진 网红百科]

웨이야의 든든한 ‘뒷배’, 대표는 ‘남편’

웨이야가 소속되어 있는 첸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남편, 둥하이펑(董海峰)이다. 첸쉰은 인플루언서 육성뿐만이 아니라 숏폼 동영상 콘텐츠 제, 콘텐츠 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고 있다.

웨이야(왼쪽)가 남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大河报]

웨이야(왼쪽)가 남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大河报]

2018년부터 베이징 스타 라이브 방송 기지, 항저우(杭州) 공급망 기지 등을 설립하며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첸쉰은 첸허(谦合), 첸위(谦娱), 첸시(谦禧), 첸보(谦播)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콘텐츠 생산·마케팅·운영 ▲전자상거래 ▲매니지먼트 ▲IP라이선스 관리 등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첸쉰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두 차례의 자금조달을 완료했다. 2020년 레전드 캐피털(Legend capital·君联资本)로부터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21년 윈펑캐피털(YF Capital·云峰基金)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첸쉰은 비상장 기업이라 그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재정 상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웨이야와 남편의 재정 상황으로 기업 규모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웨이야는 탈세 혐의로 자취를 감추기 전까지 ‘립스틱 오빠’ 리자치(李佳琦)와 각축을 벌이던 라이브커머스 매출 여왕이었다.

중국 시나닷컴이 발표한 ‘2021 중국 500대 부호’에도 이름을 올렸다. 웨이야는 90억 위안(1조 7464억 5000만 원)의 몸값을 자랑하며 남편과 함께 490위에 나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야 [사진 시나닷컴]

웨이야 [사진 시나닷컴]

기업 차원에서도 재계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첸쉰은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유니콘 지수’에 이름을 올렸는데, 여기에 포함된 중국 기업 301개 중 22위에 안착했다.

웨이야 업고 ‘훨훨’ 난 첸쉰

첸쉰을 이야기할 때 웨이야를 빼고 말하기는 힘들다. 대부분 수익이 웨이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웨이야는 타오바오가 정식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한 2016년부터 ‘타오바오 대표 라이브커머스 앵커’로 활약하기 시작한다. 남편과 힘을 합친 결과 타오바오 플랫폼에서 1000만 팔로워를 보유하게 됐으며, 연 매출 억 위안을 훌쩍 넘는 파워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界面新闻]

[사진 界面新闻]

2017년 10월, 웨이야는 4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펼쳤는데 당시 7000만 위안(135억 8980만 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록하며 라이브커머스 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18년 9월 26일 5시간 라이브 방송 후 거래액 1억 위안(194억 300만 원)을 돌파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쇼핑 페스티벌인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 때 라이브 방송 2시간을 통해 2억 6700만 위안(518억 3271만 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웨이야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만 27억 위안(5241억 5100만 원)을 기록, 명실상부 ‘라이브커머스 매출 여왕’임을 증명해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9월 1일~2021년 9월 1일까지 웨이야의 총수입은 57억 3570만 위안(1조 1134억 7144만 원)이다. 이는 하루에 785만 위안(15억 2392만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웨이야(왼쪽)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行路人镜呵呵 공식바이자하오]

웨이야(왼쪽)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行路人镜呵呵 공식바이자하오]

웨이야가 업계 톱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개인의 역량, 공급망 확보, 팀워크’ 외에 라이브커머스의 성장도 한몫했다.

2017년부터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는 빠르게 성장하며 2018년 거래액 1000억 위안(19조 4130억 원)을 돌파, 2019년 ‘라이브커머스 원년’을 맞이했다. 라이브커머스 앵커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웨이야는 이 덕분에 리자치와 함께 라이브커머스 양대산맥으로 불렸다.

 웨이야와 리자치. [사진 多维新闻]

웨이야와 리자치. [사진 多维新闻]

웨이야가 소속되어 있던 첸쉰 역시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첸쉰은 수년 만에 10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게 되었으며, ▲공급망 ▲전자상거래 직영 ▲라이브커머스 ▲마케팅 ▲운영 대행부터 ▲라이브 방송 관리 ▲인플루언서 양성까지 전 산업을 아우르는 대기업 급으로 성장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첸쉰은 그룹 산하에 총 36개 기업을 보유했다. 이들 기업 중 단 8개만이 2020년 전에 설립되었다.

“제가 꿈꾸는 라이브 방송은 마치 대규모 백화점과 같아요. 모두가 이곳에서 먹고 마실 것 외에도 자동차, 심지어 집까지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웨이야가 자서전에서 본인이 꿈꾸는 라이브 방송의 미래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웨이야 잃은 첸쉰, 대안 찾았나

코로나19 로 언택트 시대를 맞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웨이야와 첸쉰의 행보에 뜻밖의 제동이 걸린다. 웨이야가 탈세 등의 혐의로 벌금 13억 4100만 위안(2603억 9538만 원)을 부과받은 것이다. 이후 웨이야의 라이브 커머스 계정, 타오바오 온라인 매장, SNS 계정 등이 모두 사라졌다.

회사의 가장 큰 수입원인 웨이야를 잃은 첸쉰은 소속 인플루언서의 활동에 더욱 매진한다. 린이룬(林依轮), 수창(舒畅), 텅위자(滕雨佳), 안안(安安) 등은 회사 지원에 탄력을 받아 팔로워 수와 방송 유입자 수를 늘려갔다.

 첸쉰 소속 인플루언서들. [사진 网红百科]

첸쉰 소속 인플루언서들. [사진 网红百科]

린이룬의 경우, 웨이야의 탈세 사건 이후 진행한 12건의 라이브 방송에서 평균 시청자 수 764만 1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475만 5000명)보다 약 60% 증가한 수치다.

첸쉰은 웨이야의 네이밍 파워를 적극 이용하기도 한다. 지난 2월 12일, 미펑징시서(蜜蜂惊喜社)가 타오바오 라이브 커머스 앱(App)인 뎬타오(点淘)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웨이야가 대중 앞에서 사라진 지 54일 만의 일이다.

미펑징시서의 라이브커머스 화면. [사진 头条/粉丝邦娱乐]

미펑징시서의 라이브커머스 화면. [사진 头条/粉丝邦娱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들이 ‘뉴페이스’가 아니란 점이다. 팀원 6명 중 5명은 웨이야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때 보조 앵커나 모델로 활약했던 이들이다. 라이브커머스 배경도 웨이야 때와 일치하는 도시 야경 사진이다. 심지어 첸쉰은 미펑징시서의 방송 당일 웨이야의 팬덤에서 방송 예고 등 홍보 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야 골수팬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미펑징시서의 라이브커머스는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방송 3일 만에 미펑징시서는 타오바오 계열 라이브 커머스 종합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관련 자료에 따르면 미펑징시서가 라이브 방송 중 인증한 회사는 웨이야와 전혀 관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미펑징시서의 등장이 웨이야의 재개를 암시하는 행보라고 주장한다. 다만 웨이야가 부과받은 벌금이 지난 2021년 10월 선전시의 부동산 기업 화양녠(花样年)의 부도 금액 2억 600만 달러(약 2528억 6500만 원)를 넘어선 금액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웨이야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활동 재개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웨이야의 재개 여부와 상관없이 첸쉰이 ‘탈(脫)웨이야’를 통해 능력 있는 인플루언서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탈세 비행으로 얼룩진 라이브 커머스 앵커 이미지를 180도 바꿔야만 한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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