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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가이' SSG 김광현 "즐겁게 야구장 오시도록"

중앙일보

입력

22일 LG와 시범경기에서 국내 복귀 후 첫 등판에 나선 김광현. [연합뉴스]

22일 LG와 시범경기에서 국내 복귀 후 첫 등판에 나선 김광현. [연합뉴스]

그리웠던 팀, 그리운 구장은 김광현(34·SSG 랜더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은 듯 했다. 국내 복귀 첫 등판을 마친 김광현은 야구장을 찾는 이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광현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 6회 초 선발 이반 노바에 이어 등판했다. 2019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이 이 곳 마운드에 선 건 2019년 10월 1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890일 만이다.

김광현의 투구는 시원시원했다. 6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데 5분이면 충분했다. 7회에도 등판한 김광현은 다섯 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으나, 시범경기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송찬의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이후 볼넷과 안타를 줬으나 실점은 없었다. 2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빠른공 최고 구속은 150㎞, 평균 구속은 147㎞였다.

경기 뒤 만난 김광현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몰린 기자들을 보고 "한국시리즈 같다"며 미소지었다. 김광현은 몸 상태에 대한 질문에 "몸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2년 전엔 코로나로 준비가 어려웠다. 지난해 허리 부상도 있었는데, 지금 아픈 곳 없이 몸 상태가 깔끔한 것이 가장 좋다. 트레이너들이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다녀온 후 투구 템포가 다소 빨라졌다는 소리를 듣는 김광현은 "다들 빨리 퇴근하셔야하지 않냐.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템포를 빨리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든다"고 농담을 한 뒤 "미국에서 뛰면서 더 빨라진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구속에 만족한다"고 한 김광현은 오른손 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시험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운 듯 했다. 그는 "MLB 공인구와 달라 체인지업 구사는 아직 불안함이 있다. LG에 왼손 타자가 많아 체인지업을 많이 연습하지 못했다. 마지막에 던진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 스트라이크가 많았던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짚었다.

피홈런보다는 홈런 이후 서건창에게 준 볼넷을 아쉬워했다. 김광현은 "빠른 공을 잘 치는 타자에게 빠른 공으로 승부해보고 싶었다. 홈런을 맞은 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이 가장 아쉽다. 시즌 때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몸 상태는 80~90% 정도"라고 말한 김광현은 "구속이 더 나올지는 장담을 못하겠다. 구속이 더 나오면 좋다. 느낌으로는 더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부상이 있지 않는 한 구속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쾌활하게 웃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반 노바가 우리 팀으로 오면서 더그아웃 분위기가 달라졌다. 노바가 파이팅을 많이 외친다. 김광현이 합류한 후엔 더그아웃이 더 시끄러워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광현은 "야구가 재미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홈런을 맞고 졌지만, 팬들이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즐거웠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야구를 하면서 직장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정말 즐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농담도 많이 하고 시끄럽게 한 것 같다. 팬도 선수들도 모두 즐겁게 야구장에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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