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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용산 집무실’ 제동에…민주 “당연” 국힘 “의도 무엇이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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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과 관련해 청와대가 21일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집무실 이전을 위해 당선인 측이 요청한) 예비비의 국무회의 상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그간 윤 당선인의 이전 계획에 대해 “민생에 백해무익하고 국가안보에 재앙과 같은 선택”(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비판해 온 민주당은 청와대 발표에 “국익을 고려한 당연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동을 걸고 나선 의도가 무엇이냐”라며 날을 세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 “이사한다고 용접 공사하다 불똥 튀면, 현 정부 책임”

이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집무실 추진 내용에 대해 문재인 정부도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고 본 것 같다”며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완곡하게 표현을 했는데, 이건 윤 당선인의 무리한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5월 9일까지는 안보 등 모든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며 “청와대 벙커를 비롯한 안보 시스템들을 이전해야 하는데, 그사이에 발생하는 안보 공백 등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냐”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현재 구상은) 국민 목소리를 외면ㆍ무시하는 제왕적인 계획에 불과하다”는 말도 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졸속으로 서두르다간 막대한 혼란이 벌어질 수 있고, 그 책임은 현재 청와대에 사는 우리 정부가 지게 된다”며 “이사한다고 용접 공사하다가 불똥이 튀어서 불이 나면,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데, 그 위험한 일을 왜 놔두느냐”고 부연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통화에서 “청와대 입장에 따라 당도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따져볼 것은 따져볼 것”이라며 “일단 내일(22일) 국방위부터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당선인 발목잡기가 아니라, 너무 무리하고 급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새 정부 발목잡기, 정치공세”…“대선불복”

국회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보 공백을 내세워 예산편성을 거부하는 청와대의 행태는 새 정부 출범을 방해하는 발목잡기에 불과하다”며 “청와대 이전을 지연시킴으로써 대통령이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경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야말로 대한민국 안보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이어 청와대가 이전의 어려움으로 꼽은 ▶촉박한 시일 ▶안보 공백 초래 ▶대공 방어체계 조정 필요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전문가들 검토에 따르면 무리 없이 추진 가능하고 ▶현 국방부 시스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대공 방어 체계 조정은 새 정부가 검토할 사안이란 내용이다. 그러면서 국방위원들은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을 방해하는 것은 저급한 정치적 공세로밖에 볼 수 없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인 김기현 원내대표도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이 어디서 근무할지까지 본인이 정하겠다는 것은 예의가 없는 것”이라며 “이건 대선 불복을 하겠다는 것이고, 정권 교체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문 정부가 못 지킨 약속을 지키길 기대한다’더니, 갑자기 ‘이전 계획은 무리’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당선인 측의 공약 등에 대해 개별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던 문 대통령의 말씀을 차기 정부의 행보에 적극 협조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던 국민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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