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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돈버는 왕서방…美 LNG 되팔고, 러 석유 줍줍 '짭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연 100억㎥ 규모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연 100억㎥ 규모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틈타 중국과 인도가 경제적 실익을 챙기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의 '거래 길목'을 노려 수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유럽에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윤을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복수 트레이더를 인용해 중국의 국영 석유 대기업 시노펙(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의 상사 자회사인 유니펙이 최근 미국에서 최소 3척의 LNG선을 구입해 이를 오는 6월까지 유럽 항구에 도착하는 조건으로 되팔았다고 전했다. 해당 선적분은 미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벤처 글로벌 LNG'의 칼카슈 패스 수출시설에서 실린다고 한다.

해당 거래 가격이 정확히 파악되진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최근 유럽에서 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중국이 막대한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13배 폭등한 상황이다. 유럽은 그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40%를 러시아 수입에 의존해 왔지만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3분의2 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각국이 공급 감소 우려로 천연가스 재고를 비축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형국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보기 드문 움직임으로,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격이 무역 흐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중국이 러시아산 석유를 싼값에 사들이려고 타진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수르구트네프테가스는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에 신용장 없이 석유를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과 유럽 동맹의 에너지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 가격이 할인된 틈을 타 이익을 보려는 것이다. 국제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석유 수출국 1위다. 앞서 지난달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연 100억㎥ 규모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 역시 러시아산 석유를 값싸게 팔려는 러시아 측의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자국의 석유 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중 러시아산은 2~3%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치솟은 유가로 에너지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인도 정부는 상대적으로 값싼 러시아산 석유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여기에 인도는 세계 밀 틈새시장도 노리는 중이다. 로이터는 복수의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가 이달 말부터 자국에서 수확되는 밀의 수출량을 기존의 2배가량 확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인도는)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혼란을 틈타 세계 시장에 더 많은 밀을 팔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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