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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끝나자 강남 매물 줄었다...서울 아파트 시장 기대감 상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13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지난해 말 이후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면서 꾸준하게 늘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지난 9일 대통령 선거(본 투표)를 기점으로 줄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재건축 규제, 보유세, 대출규제 등을 손보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대선 결과를 지켜보고 움직이겠다"던 관망세가 매수세로 변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최근 매물이 쌓이고 거래가 줄면서 하향 안정세가 이어져 왔다. 당장 윤 후보 당선 확정과 함께 일선 중개업소에선 거래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9일 대선 본 투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이날 1.4%(5만131→4만9441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자치구별로 보면 구로구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매물이 감소했다. 용산구(-3.1%), 광진구(-3.1%), 동대문구(-2.8%) 등에서 매매 물량 감소가 컸다. 강남구(-2.6%), 서초구(-1.7%), 송파구(-0.6%) 등 '강남3구'도 비슷하다. 이는 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 가운데 일부가 대선 결과를 보고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대선 이후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였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동안 침체했던 매수세도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선 직전까지 뜸했던 거래 문의가 대선 다음 날부터 조금 늘었다"며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규제 완화 공약이 구체화하면 매수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단기적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이들의 움직임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재건축 단지의 경우 서울시의 35층 층수제한 폐지 등으로 대선 전부터 들썩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35층룰' 폐지가 윤 당선인이 공약한 용적률 규제 완화와 맞물린다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또 그동안 재건축 추진의 족쇄로 지적돼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정밀안전진단, 분양가상한제 완화 등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당선인의 공약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적어도 6월 지방선거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또 당장 정부의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배제 등이 빠르게 시행될 경우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많이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윤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통한 법 개정 등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며 "최소한 지방선거까지는 기대감만으로 거래절벽이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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