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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12) 치열한 中 라면 업계서 '겁 없이' 상장 도전하는 이 회사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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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세계인스턴트면협회(World Instant Noodle Association)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시장의 라면 총 수요는 463억 5000만 인분으로 전 세계 라면의 39.76%를 차지해 세계 최대 라면 소비국이 됐다.

그만큼 업계도 치열하다. 중국의 국민 라면이라 불리는 캉스푸(康師傅)를 비롯하여 퉁이(統一), 진마이랑(今麦郎) 등 거대 기업이 라면계를 주름잡고 있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 최근 주식 상장에 도전하는 회사가 나타났다. 마라의 본고장 쓰촨성 청두에서 설립된 대규모 식품 제조 기업 바이자아콴식품(白家阿寬食品·이하 아콴)이 그 주인공이다. 아콴은 2020년 총 4회에 걸쳐 자금을 조달했으며, 최근 선전증권거래소에 투자 설명서를 제출했다.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아콴의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중국내외 사모펀드(PE) 및 벤처캐피털(VC)뿐 아니라 최상위 산업자본도 눈에 띈다. 중국 글로벌 투자전문회사힐하우스캐피탈(HH SUM-XI Holdings Limited), 마오타이젠신(茅台建信)펀드, 이산캐피탈(Yisan Capital) 등이 아콴에 투자했다.

바이자(白家)식품 대표 및 총재 천자오후이(陳朝暉)의 지분은 52%, 힐하우스의 지분은 6.2%, 마오타이젠신은 약 1.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콴은 어떤 기업?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캉스푸 라면에 비하면 아콴은 명성이 낮은 편이다. 아콴식품은 주로 간편식의 연구 개발, 생산 및 판매에 중점을 둔 식품 회사로, 취급하는 제품은 인스턴트라면, 당면, 쌀국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발열 식품(自热食品)이 있다. 이 상품들은 아콴의 두 브랜드 “아콴(阿寬)”과 “바이쟈천지(白家陳記)”로 나뉜다. 아콴은 중국 내에 생산기지 5곳을 두고 있으며 미국, 영국, 독일 및 유럽 등 해외 40개국 이상에 수출된다.

아콴식품은 2001년 설립 이후 줄곧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아콴만의 특색 있는 상품을 개발하지 못한 게 이유였다. 그러나 2015년, 현재의 아콴을 있게 한 효자 상품 ‘홍유면피(紅油面皮)’를 출시하게 된다.

홍유면피 시리즈는 "튀기지 않고", "쓰촨 특유의 맛을 담았으며", "넓고 질긴 면피"가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형태나 맛, 제조기술 면에서 전통 라면과는 현저하게 다르다. 또 독특한 식감과 맛으로 시중의 다른 간편 식품들과의 차별점을 만들어 소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콴식품의 베스트셀러 홍유면피(紅油面皮).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아콴식품의 베스트셀러 홍유면피(紅油面皮).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쟁쟁한 중국의 라면 시장, 아콴식품만의 강점은?

아콴식품은 다른 기업보다 빠르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판매로 선회했다. 온라인 판매 루트를 일찍이 구축해냈으며 동시에 산하 브랜드 '바이쟈천지(白家陳記)'와 '아콴(阿寬)'이 급부상하면서 라이브 커머스에 최초로 진출한 '왕훙 제품'으로 등극했다.

특히 아콴의 베스트셀러 ‘홍유면피(紅油面皮)’는 라이브커머스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아콴식품의 매출 비중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다.

아콴의 판매 제품군. [사진출처=아콴 투자설명서]

아콴의 판매 제품군. [사진출처=아콴 투자설명서]

아콴의 강점은 히트 상품뿐만이 아니다. 직영 채널을 통해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것 외에 중국 유명 식품기업인 '싼즈송슈'(三隻松鼠), 스낵 브랜드 '바이차오웨이(百草味)',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리즈치(李子柒)의 회사인 '항저우웨이녠(杭州微念)'과 함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사업을 하고 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아콴식품의 OEM 사업 매출은 1983만 위안(약 3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왕홍 브랜드의 부상에 따라 2019년 6830만 위안(약 131억원)까지 올랐으며, 2020년에는 1억 5000만 위안(약 287억원)까지 치솟아 매출 비중이 14%에 육박했다.

이렇듯 타 기업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소매 브랜드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커머스 채널의 사업이 급진전되어 온라인 판매 수익이 전체 수익의 60%를 넘어섰다. 여러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아콴은 경쟁이 심화된 간편식 시장에서 다른 길을 개척하여 새로운 상업 생태계의 모델을 창조해 내고 있다.

몇 년 새에 쾌속 성장, 비결은 코로나?

최근 몇 년간 아콴은 쾌속 성장의 쾌거를 누렸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간편식에 대한 소비가 자연스레 늘었고, 아콴의 매출 폭은 크게 상승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 아콴의 홍유면피(紅油面皮) 제품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며 관련 콘텐트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년 총매출액은 11.1억 위안(약 2,126억 4,270만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76% 증가했다. 실현 순이익은 7607.83만 위안(약 145억 7,431만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배 증가했다.

홍유면피(紅油面皮) 와 관련된 콘텐츠 [사진출처=샤오홍슈 캡처]

홍유면피(紅油面皮) 와 관련된 콘텐츠 [사진출처=샤오홍슈 캡처]

이 중 컵라면과 컵당면의 총매출은 각각 5억 7200만 위안과 3억 140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53.03%, 29.11%를 차지했으며, 2021년 상반기 기준 컵라면 수입(收入) 비중은 65.28%로 더 높아졌다.

성공적으로 상장이 된다면 아콴식품은 3194만 주를 발행하고 6억 6500만 위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1차 건강식품산업단지 건설과 R&D 센터 건설에 투자된다. 또한 아콴식품이 상장에 성공하면 최초의 '신(新) 간편식 株' 타이틀을 얻게 된다.

*신(新) 간편식은 기존의 컵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뤄쓰펀(螺螄粉)과 같이 지역 특색을 살린 간편식이나 기술이 결합한 발열식품(自热食品) 등을 뜻한다.

아직 존재감은 미미한 아콴

2019년 중국의 라면, 인스턴트 쌀밥, 즉석훠궈(自热火锅)의 온라인 판매 시장 규모는 각각 52억 2200만 위안, 4억 6400만 위안, 12억 7400만 위안으로 모두 합쳐 69억 6000만 위안(약 1조 3185억 240만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콴식품의 2019년 온라인 판매 수익은 3억 800만 위안(약 583억 4752만 원)에 불과해 온라인 매출 점유율은 약 4.43%로 낮은 편에 속한다.

아콴식품은 투자설명서에서 “국내 인스턴트식품 업체가 많고 업계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다”고 밝혔다. 아콴식품은 이미 업계에서 일정 점유율을 차지한듯해 보이지만, 대형 전통 브랜드 간편식 업체와 비교했을 때 브랜드 인지도는 낮은 편이며 시장 점유율 또한 제한적이다.

'신(新) 간편식' 브랜드에선 라미엔숴(拉麵說)·실주런(食族人)·하이츠지아(嗨吃家)·즈하이궈(自嗨鍋) 등 신흥 브랜드들이 선전하고 있다. 레저 식품(말린 과일, 튀긴 곡물, 사탕, 말린 고기, 견과류 등) 브랜드를 예로 들면, 싼즈송슈·량핀푸즈(良品鋪子)·바이차오웨이(百草味) 등이 모두 아콴의 경쟁 브랜드다.

이들 기업은 모두 비교적 충실한 고객층과 완벽한 시장 채널, 강한 브랜드력을 가지고 있으며 '신(新)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고객층의 선택을 풍부하게 한다.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사진출처=아콴식품 홈페이지]

이런 배경에서 아콴식품은 2021년 상반기 매출 5억 9300만 위안, 순이익 1981만 위안을 냈지만, 이는 2020년 대비 약 53%와 26% 수준에 불과하다. 또 라면 공룡 기업 캉스푸, 퉁이 그룹에 비해 아콴식품은 규모·채널·마케팅 등에서 아직 격차가 크다.

샤오홍슈(小紅書), 비리비리(B站)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자주 등장하고 온라인 판매는 주로 티몰, 징둥, 핀둬둬와 같은 제3자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한 홍보가 미미하다.

아콴식품은 상장 후 찾아올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 정면돌파할 수 있을까?

차이나랩 김은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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