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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13) ‘마케팅의 귀재’ 中 뷰티업체, 4년만에 상장 재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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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귀재’ 상메이그룹(上美集團·CHICMAX)이 홍콩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상메이그룹은 홍콩증권거래소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이번 증시 입성에 성공한다면 상메이그룹은 올들어 홍콩증시에 상장한 첫 번째 화장품 기업이 되는 셈이다.

나이, 성별 가리지 않고 제품 출시… 中 대표 '화장품 왕국' 꿈꾸는 상메이그룹

[사진 시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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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나닷컴/ ChemLinked]

[사진 시나닷컴/ ChemLinked]

2002년 설립된 상메이그룹은 한수(韓束·KANS), 이예쯔(一葉子·One leaf), 훙써샤오샹(紅色小象·Baby Elephant)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곳이다. 특히 한수는 국내 배우 최지우가 모델로 활동한 중국 뷰티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2003년 출범한 한수는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며 25~40세 여성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2020년 기준 한수의 매출액(소매판매액 기준)은 29억 위안(5430억 8300만 원)이다. 상메이그룹 중 두 번째로 잘 나가는 이예쯔는 18~35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자연주의 브랜드로 2020년 매출은 22억 위안(4119억 2800만 원)을 넘어섰다. 2015년 탄생한 훙써샤오샹은 베이비케어 브랜드로 2020년 매출은 15억 위안(2808억 6000만 원)을 넘는다.

이처럼 상메이그룹은 회사 브랜드를 통해 스킨케어, 색조 화장품, 클렌징 제품, 베이비 케어 제품 등 여러 제품을 선보였다. 약 20여 년간 아동, 여성, 성인 남성 등 다양한 대상을 타깃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해왔다. 동시에 헬스 앤 뷰티 스토어, 백화점, 온라인 스토어, SNS마켓 등 판매 채널 역시 다방면으로 확보하며 제품 홍보에 힘써왔다.

중저가 제품으로 3·4선 도시 ‘올킬’ 입소문 비법은...

지금의 상메이그룹을 만든 것은 한수의 역할이 컸다. 한수는 상메이그룹이 현재와 같이 다양한 브랜드군을 확보하기 전까지 꽤 긴 시간 동안 회사 내 유일한 브랜드로 ‘터줏대감’ 역할을 지속해왔다.

 [사진 시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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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는 3·4선 도시에서 ‘홈쇼핑 붐’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한수는 2002년 중국 토종 스킨케어 제품이 이제 막 싹을 틔우는 시기에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 브랜드는 자국에서도 ‘저퀄리티’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중국 토종 브랜드는 한국 브랜드나 일본 브랜드 분위기를 풍기는 명칭을 이용했다. 한수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인들은 한때 한수를 한국 브랜드로 착각하기도 했다.

한수는 중저가 상품으로 소도시 중심의 ‘직접 판매’에서부터 시작했다.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덕분에 한수는 2002~2005년 억대 매출을 이어올 수 있었다. 몸집을 키운 한수는 대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백화점, 오프라인 헬스 앤 뷰티 스토어 등 유통 채널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소규모 브랜드였던 한수의 인지도는 1·2선 도시에서 여전히 낮았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던 한수는 2008년부터 TV 홈쇼핑으로 손을 뻗었다.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에 한수는 오프라인 스토어보다 홈쇼핑을 주요 판매 채널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한수는 2010년 TV 홈쇼핑 업계에서 화장품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홈쇼핑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한수는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무사히 진출할 수 있었다.

 [사진 化妆品财经在线/360百科]

[사진 化妆品财经在线/360百科]

‘마케팅의 귀재’, 위챗 등 SNS 마케팅도 활발

중국에서 위챗을 활용한 소셜커머스가 활발해지자 한수 역시 이에 동참했다. 심지어 2014년 위챗커머스 사업부를 설립하기도 한다. 마케팅에 ‘진심’인 한수의 방법은 소비자에게 다시 한 번 통했다. 위챗커머스를 시작한 지 단 40일 만에 1억 위안(187억 38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그 해 ‘최고의 위챗커머스 업체’로 꼽혔다.

이처럼 위챗을 활용한 소셜커머스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시장 확대를 할 수 있었으나 사람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국내 뷰티 브랜드’로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데에는 소도시에서의 홈쇼핑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후 이예쯔와 훙써샤오샹 등 브랜드를 선보이며 제품 라인도 확대해나갔다. 이어 각 브랜드 타깃에 맞는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며 ‘믿을만한 국내 토종 뷰티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상메이그룹의 제품은 TV 방송에도 자주 노출됐다. 특히 2015년 강소위성(江蘇衛視)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두근두근 스위치(非誠勿擾)〉에 5억 위안(937억 7500만 원)을 투자해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15억 위안(2813억 7000만 원)을 투자한 덕분에 각종 인기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한수, 이예쯔 등 다양한 상품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 网易/Jing Daily]

[사진 网易/Jing Daily]

상메이그룹의 시의적절한 마케팅 방법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9년 이후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급감하자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상메이그룹은 더우인(抖音), 콰이서우(快手) 등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상메이그룹은 다른 뷰티 대기업보다 가장 먼저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해, 한때 뷰티 업계 중 라이브 커머스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며 업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번에도 상메이그룹의 마케팅은 제대로 먹혔다. 2021년 1~11월 더우인에서 한수의 총 상품 판매액은 약 8억 2000만 위안(1536억 5160만 원)이다. 더우인 판매액 기준 TOP10에 속하는 수준이다. 여느 기업보다 발 빠르게 리자치(薇婭), 웨이야(李佳琦) 등 업계 최고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를 시행한 결과였다.

거침없는 광고비 투자 이면에 숨겨진 ‘불안’, 왜?

상메이그룹은 SNS, TV 등 각종 채널을 통해 광고하는 것은 물론 유명 연예인을 섭외한 홍보 활동에도 주력했다. 그간 상메이그룹이 계약한 제품 모델에는 한국 배우 최지우를 포함해 린즈링(林誌玲), 퉁리야(佟麗婭), 루한(鹿晗), 자오웨이(趙薇) 등 톱스타가 다수를 차지했다. 업계는 이 같은 상메이그룹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회사의 불안감이 잠재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우선 화장품 시장 자체가 포화 시장으로, 진입 문턱 역시 낮다는 점이 상메이그룹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에서도 인지도 높은 쇼핑몰이 자사 이름을 내걸고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만큼 업계 진입이 쉽다는 소리다.

중국 토종 경쟁사들의 잇따른 증시 상장도 상메이그룹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상메이그룹과 함께 2020년을 뜨겁게 달군 중국 토종 뷰티 브랜드 프로야(PROYA·珀萊雅, 2006년 설립), 마루비(MARUBI·汍美股份, 2019년 설립), 라팡(Lafang·拉芳傢化, 2004년 설립) 등은 이미 중국 본토 증시에 안착했다. 상메이그룹이 2018년 증시 입성에서 미끄러진 후 2022년 재도전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로의 전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수’를 대표로 하는 상메이그룹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위챗커머스 브랜드’란 이미지가 강력하다. 이는 샤오훙수(小紅書)나 더우인에서 흥행한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記)나 화시쯔(花西子)보다 훨씬 저렴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요즘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효능을 앞세운 고급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낮아진 것이다. 이는 그동안 가성비로 승부수를 띄웠던 상메이그룹 산하 브랜드의 마케팅이 먹히지 않을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가성비’보다는 ‘가심비’가 통하게 된 중국 시장에서 상메이그룹이 무사히 홍콩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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