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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 경제 슬로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4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4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발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 슬로플레이션 가능성 점증' 보고서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미래 경기 방향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6월 101.8p를 정점으로 7개월 연속 하락해 올해 1월 100.1p를 기록했다. 향후 3∼6개월 정도의 경기 흐름을 선행지수의 하락세가 수개월째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하는 등 고물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 등으로 국제 교역이 위축되고,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지속하리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 경기가 하강하고 경상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국내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시장이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원은 "향후 한국 경제가 슬로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슬로플레이은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하나 경기 하강의 강도가 다소 약할 때 쓰인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원은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은 3월 초중순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에,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는 4월 말 이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당분간 많은 확진자가 나오며 내수 시장 회복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글로벌 교역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수출시장 전반의 상황 점검이 요구된다"며 "2분기 이후 공급·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에 대응해 세심하게 거시 경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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