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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수천명 '인간 바리케이드'…러시아군 '원전 진격' 막았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군이 원자력 발전소를 장악하려고 하자,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인간장벽'을 쳐 방어 중이라고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주민 수천 명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를 막고 있다. 에네르호다르 시장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주민 수천 명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를 막고 있다. 에네르호다르 시장 텔레그램 캡처

인간 장벽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의 원자력 발전소로 가는 도로 위에 만들어졌다. 인근 주민 수천 명은 차량과 모래주머니·타이어 등으로 방어막을 친 후, 우크라이나 국기를 손에 들고 국가를 부르면서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아섰다. 우크라이나 인테르팍스는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해 이날 오후 6시께 러시아군의 진격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에네르호다르의 원자력 발전소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원전이다.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 중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러시아군은 에네르호다르 원자력 발전소를 장악했다며, 이튿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에 IAEA는 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현장을 조사한 후 "러시아군이 주변 지역과 현장은 통제하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장악하고 원자로 운영을 인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러시아군은 발전소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 중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관리하는 국영기업 에너고아톰은 "러시아군이 발전소 직원들과 에네르호다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오를로프 에네르호다르 시장은 "주민들이 계속 나와 러시아군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네르호다르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원자력 발전소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방사능이 유출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를 장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후, 방사능 유출 위험이 커진 우크라이나는 IAEA에 "전쟁 기간에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 최소 30㎞ 안전지대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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