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엄마, 진짜 전쟁이야" 러 군인의 마지막 문자, 유엔 울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숨진 러시아 군인이 사망 직전 자신의 어머니와 나눈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이 문자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은 본인이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투입된 사실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세르게이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주 유엔대사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을 위해 열린 특별총회에서 이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키슬리츠야 대사는 한 러시아 군인이 전쟁터에서 죽기 수분 전에 남긴 문자라며 내용을 큰 소리로 읽었다.

세르게이 카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주유엔대사가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군인이 사망 전 어머니와 나눈 문자 내용을 읽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세르게이 카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주유엔대사가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군인이 사망 전 어머니와 나눈 문자 내용을 읽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어머니는 아들에게 “왜 이렇게 답변이 오래 걸리니?” “아직도 크림반도에서 훈련 중이니? ” “아빠도 묻는다” “무슨 일 있니?”라고 아들의 안부를 계속 확인한다.

이에 아들은 “엄마, 나 우크라이나에 있어. 여기 진짜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는 가면 환영받을 것이라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았어. 나 두려워. 우리는 도시를 폭파하고 있고 심지어 민간인들을 쏘고 있어. 그들은 몸을 던져 우리가 지나가는 길을 막고 있어. 그들은 우리를 파시스트라고 불러. 엄마, 정말 힘들어”라고 답했다.

키슬리츠야 대사는 문자 내용을 전하면서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유엔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평화에 대한) 환상도 사라질 것이다. 민주주의가 무너져도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 있고 유엔을 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키슬리츠야 대사의 다음 순서로 연설을 한 바실리 네반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러시아) 군사 작전을 먹칠하는 거짓”이라며 해당 메시지들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네반자 대사는 “우크라이나 측에서 만든 가짜뉴스가 120만 개나 있고 우크라이나 대사가 낭독한 메시지도 그 일부”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도시나 병원, 학교, 유치원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의 행동이 서방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고 했다.

네반자 대사는 “위기의 근원은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전쟁의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투를 시작한 게 아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돈바스 주민들을 상대로 먼저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