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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 열린 中 베이징 공기 얼마나 맑아졌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2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서 스위스의 아리안 뷰리 선수가 하늘과 굴뚝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2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서 스위스의 아리안 뷰리 선수가 하늘과 굴뚝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부터 2022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중국 생태환경부 홈페이지에는 14일 오전 6시 베이징의 대기 질 지수(Air Quality Index, AQI)가 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AQI는 수치가 높을수록 오염이 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22는 1등급(AQI 0~50)인 '우(优)'에 해당한다. 공기 질이 우수(優秀)하다는 의미다.
같은 시각 동계 올림픽 스키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河北)성 장저커우(張家口)시의 AQI도 25를 기록, 마찬가지로 1등급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는 같은 시각 AQI가 98로 2등급(51~100) '양(良)', 즉 '좋음' 수준이었지만, 베이징보다는 수치가 뚜렷이 높았다. 더욱이 산둥 성 짜오좡(棗莊)은 AQI가 185까지 치솟아 4등급(151~200)인 '중간 수준 오염'을 보였다.

1월보다 오염지수 30% 개선돼

중국 베이징 시민인 지아 페이가 지난 2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공기가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시민인 지아 페이가 지난 2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공기가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대기 질 지수(AQI)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국 베이징 대기 질 지수(AQI)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베이징은 지난 2008년 하계 올림픽 때 평소와 달리 파란 하늘이 나타나면서 '올림픽 블루(Blue)'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는 얼마나 공기가 맑아졌을까.

중앙일보가 중국 생태환경부에서 발표하는 AQI 지수를 분석한 결과, 평소보다 대략 30% 정도 맑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지난 1월 한 달 동안 베이징의 AQI는 평균 67.8로 2등급 '양(良)'이었는데, 2월 1~13일은 평균 48.1로 '우(優)'였다. 단순 수치로는 30% 정도 개선된 셈이다.
칭다오의 경우 지난달 73.3에서 이달 1~13일 평균 64.5로 12% 개선됐고,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경우는 1월 57.3, 2월 58.7로 차이가 없었다. 물론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처럼 107에서 67로 40% 가까이 개선된 사례도 없지 않지만,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의 공기가 1월보다는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거 2월과 비교하면 어떨까. 2018~2021년 4년 동안 베이징의 2월 1~13일 AQI 값을 평균하면 86.1이 나온다. 이 수치와 비교하면 올 2월은 과거보다 45% 정도 개선됐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롄은 올 1~13일 AQI가 평균 58.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9보다는 20% 정도 개선됐다.

베이징 초미세먼지 꾸준히 개선돼

대기오염이 개선된 중국 베이징. 위의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 26일 안개와 오염으로 흐린 날의 베이징의 시내의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베이징 공기는 아직 개선 여지가 많지만, 몇 년 전보다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AP=연합뉴스

대기오염이 개선된 중국 베이징. 위의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 26일 안개와 오염으로 흐린 날의 베이징의 시내의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베이징 공기는 아직 개선 여지가 많지만, 몇 년 전보다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AP=연합뉴스

베이징도 전반적으로 대기오염이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2013년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값은 ㎥당 89㎍(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었는데, 2014년 86㎍, 2015년 81㎍, 2016년 73㎍, 2017년 58㎍, 2018년 48㎍, 2019년 42㎍, 2020년 38㎍, 지난해 33㎍으로 개선되고 있다.

베이징 초미세먼지 연평균값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베이징 초미세먼지 연평균값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히, 2020년에 비해 2021년에는 베이징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13% 정도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베이징에서 맑은 날이 288일로 2013년 112일에 비해 많이 늘어났고, 오염이 심한 날은 8일에 머물렀다.

이런 추세 등을 고려하면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는 지금의 베이징 하늘은 일반적인 추세나 예상치보다는 30~40%가량 더 맑아진 셈이다.

베이징·허베이 비상 대응 계획 마련

중국 베이징에 스모그가 발생했던 지난달 24일 한 남자가 베이징 올림픽 타워가 보이는 계단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스모그가 발생했던 지난달 24일 한 남자가 베이징 올림픽 타워가 보이는 계단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생태환경부 리유빈 대변인은 "동계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경기가 환경·기상 여건이 공기 질에 그다지 좋지 않은 겨울·봄에 개최된다"며 "대기오염 상황이 예상되면 지방 당국이 비상 대응 계획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개최에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베이징과 허베이 성의 관련 도시에서는 오염을 유발하는 일부 사업체와 차량을 일시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염 상황에 따라 사업체와 차량 등에 대해 차별화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해당 도시의 인민 대표회의에서 필요한 입법을 마쳤다는 것이다.
다만, 주민의 생계나 에너지 공급, 난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 등과 관련된 작업은 조치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베이징의 AQI가 51 이상으로 다소 높아졌는데, 이에 맞춰 비상 대책을 가동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베이징은 10일 AQI값이 77까지 오른 이후에는 11일 69, 12일 57, 13일 68로 더는 악화하지는 않았고, 14일 아침엔 '우수'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비해 칭다오는 12일 107을 기록했고, 13일에도 99를 유지했다. 다롄은 지난 11일 129까지 오른 뒤 13일에는 46으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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