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벌어들인 뮤지컬 비결? “동물에 인간을 더하니 관객이 공감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2.10 11:00

뮤지컬 '라이온 킹'의 출연 배우들이 9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에 출연했다. 왼쪽부터 '스카' 역의 안토니 로렌스, '날라' 역의 아만다 쿠네네, '라피키' 역의 푸티 무쏭고, '심바' 역의 데이션 영. [사진 에스앤코]

뮤지컬 '라이온 킹'의 출연 배우들이 9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에 출연했다. 왼쪽부터 '스카' 역의 안토니 로렌스, '날라' 역의 아만다 쿠네네, '라피키' 역의 푸티 무쏭고, '심바' 역의 데이션 영. [사진 에스앤코]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더블 이벤트(double event)’ 효과를 강조했어요.” 뮤지컬 ‘라이온 킹’의 배우인 안토니 로렌스가 9일 서울의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1998년 초연한 히트 뮤지컬 '라이온 킹'
배우들 "동물 묘사하며 인간 감정 표현이 특별하다"

줄리 테이머는 ‘라이온 킹’으로 1998년 토니상의 연출상을 받았다. 뮤지컬 ‘후안 다리엔’으로 연출 데뷔를 하고 2년 만이었다. 디즈니가 1994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무대화를 고민할 때 테이머는 거대한 탈과 동물 인형의 아이디어를 냈다. 배우들이 탈을 쓰고 나와 연기하거나, 아예 동물 인형의 바깥에서 캐릭터를 조종하는 계획이었다.

배우는 동물의 탈 속으로 숨는 대신 아예 모습을 드러낸다. 코뿔새 역할인 ‘자주’의 인형은 배우가 손으로 들고나오며, 미어캣 ‘티몬’ 역할의 배우도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채 인형을 조종한다. 이런 동물과 사람의 동반 등장이 ‘라이온 킹’만의 독특한 ‘더블 이벤트’다. 줄리 테이머는 이런 방식을 16세기 일본의 전통 인형극인 분라쿠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인형을 조종하는 배우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더블 이벤트'. [사진 클립서비스]

인형을 조종하는 배우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더블 이벤트'. [사진 클립서비스]

왕위를 탐하는 악역 사자 ‘스카’ 역할을 맡은 안토니 로렌스는 “마스크를 쓰고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동물들의 모습만 보였지만, 무대에서는 인간 감정을 함께 표현해냈기 때문에 관객이 직접 경험했다. 줄리 테이머의 더블 이벤트가 효과적이었다.” 그는 배우들이 리허설 시간에 동물들의 영상을 큰 화면에 띄워놓고 함께 연구했지만, 결국엔 인간적인 움직임과 감정을 강조해야 했다고도 덧붙였다.

‘라이온 킹’은 98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한 후 대표적 히트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21개국에서 공연했고 관람자는 1억 1000만명이다. 무엇보다 벌어들인 돈이 막대하다.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공식 확인한 전 세계 수익이 81억 달러(약 9조원)다. 디즈니 측은 “영화ㆍ콘서트ㆍ스포츠 등을 포함해 단일 콘텐트로 최대 매출”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배우들은 무대에서 인간적 모습이 추가된 점을 흥행의 이유로 꼽았다. 극 중 선지자 격인 원숭이 ‘라피키’ 역할의 푸티 무쏭고는 “동물 묘사와 인간의 감정을 함께 표현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감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14년째 라피키로 출연 중이다. 주인공 사자인 ‘심바’ 역할의 데이션 영 또한 “동물 움직임, 아시아 전통춤에 인간적인 면을 표현해야 하는 점이 연출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고 설명했다.

동물들의‘프라이드 랜드’에서 벌어지는 왕위 찬탈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인생에 대한 비유가 들어있다는 점도 배우들은 짚어냈다. 무쏭고는 “첫 음악인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은 세대를 넘어 지속하는 삶의 순환을 뜻한다”고 했다. “매일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조상이 되고, 후손을 맞이한다. 이 노래는 삶과 죽음의 연속인 인생을 드러낸다.”

2018년 이후 4년 만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인 이 무대에는 각기 다른 국적의 배우들이 모였다. ‘라피키’ 역의 푸티 무쏭고과 왕비가 되는 사자 ‘날라’ 역할의 아만다 쿠네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심바’ 역할의 데이션 영은 미국에서, ‘스카’역의 안토니 로렌스는 영국에서 온 배우다. ‘라이온 킹’은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4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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