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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정 기용에 KBS 아나운서協-예능PD 의견 대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나운서협 "고비용 아나운서 기용, 좌시하지 않을 것"vs예능 PD "시청률 위해 어쩔 수 없어"

강수정 김병찬 등 스타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KBS를 퇴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계속 맡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11일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강 아나운서가 현재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KBS '해피선데이'의 '1% 위원회' 코너, '연예가 중계', 쿨 FM '강수정의 뮤직쇼' 등. 김 아나운서는 '사랑의 리퀘스트'의 MC를 맡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아나운서가 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맡을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강 아나운서가 맡은 프로그램의 경우 '연예가중계'과 '강수정의 뮤직쇼' 제작진이 강 아나운서의 기용 희망 의사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BS 아나운서협회, 프리 아나운서 바로 기용 반대 입장 표시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기용에 대해 아나운서팀과 예능팀 사이에 이견의 골이 깊은 상황. 아나운서팀 측은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퇴직하자마자 자사 프로그램에 그대로 기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예능팀의 일선 PD들은 시청률과 청취율 전쟁에서 이같은 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 협회는 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언급되는 KBS의 위기는 한 마디로 재정적 위기다. 이런 와중에 스스로 키운 아나운서를 고비용으로 다시 쓰는 행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이에 대해 아무런 의식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도리어 이들의 프리랜서화에 날개를 달아주거나 동조하는 움직임이 있다면 우리 아나운서들은 이를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KBS 아나운서 협회는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에게 "KBS를 떠나 더 넓은 장으로 떠나는 그들을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도 한편으론 있다"면서도 "하지만 'KBS 아나운서'의 자리를 내려 놓는 순간 KBS의 아나운서로서 누렸던 프리미엄도 함께 놓고 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진정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다"고 말했다.

정용실 KBS 아나운서 협회장은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의 경우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일정 기간 동안 NHK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규가 있고, 이에 따라 KBS도 1년간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규를 마련한 바 있다"며 " KBS는 과거 정해진 내규에 따라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KBS 프로그램 출연에 일정 기간 유예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협회장은 이어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떠나자마자 계속 KBS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시청자들은 이 아나운서가 프리랜서인지 KBS 소속인지 잘 알 수 없게 된다"며 "상업 광고 등에 출연하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KBS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결국 KBS가 시청자들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능 제작진, "프리선언하더라도 경쟁력 있으면 계속 기용"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 측의 입장은 이와는 상반된다. 예능팀의 한 PD는 "예능팀 PD들은 하루하루 시청률표를 보며 다른 방송사를 이겨야 한다는 독기를 품고 프로그램을 만든다. 또 시청률이 안나오면 프로그램의 막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도 직면한다. 1TV와는 달리 2TV는 그야말로 정글의 법칙대로 움직이는 채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사람을 프로그램에 기용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PD는 이어 "현재 출연하고 있는 아나운서가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 주고 있는데다 시청률도 올라 이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을 해도 계속 기용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기용 문제를 두고 아나운서 협회와 관계 PD 등은 오는 13일 간담회 가질 예정이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KBS 프로그램 연속 출연 여부는 이 간담회를 통해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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