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죽으면 책임져요, 전화하지마"…치료센터 50대 사망 전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고가 생기면 저희가 책임 질거라고 말씀드렸고요…" -간호사

"사람 목숨이 걸렸는데 니들 그XX로 말하냐" -환자 가족

5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중 숨진 채 발견 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설날인 지난 1일 오후 3시 25분쯤 부산진구 호텔의 생활치료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A씨의 변사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그는 당뇨·고혈압약을 복용하고는 있었지만, 스스로 생활치료센터에 걸어들어갈 만큼 병세가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입소 사흘 뒤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등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간호사에게 A씨의 건강 체크를 부탁했지만, 간호사는 가족들에게 "전화하는 걸 삼가달라"며 "사고가 발생하면 저희가 책임진다"고 응대했다.

[JTBC 캡처]

[JTBC 캡처]

JTBC가 공개한 통화에서 간호사는 "본인이 의사표현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저희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통화한다"고 했고, A씨의 부인은 "만일의 사태가 있는데 저 사람이 아파도 아프다 표현을 안 하는 사람이라 걱정돼서 전화했다. 좀 봐달라"고 호소한다.

간호사는 "봐 드린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반복되는 전화에 불편함을 표현했다. 결국 언성이 높아지면서 A씨의 부인이 "만약에 잘못돼서 죽으면 책임지실 거냐"고 물었고, 간호사는 "저희가 민사 쪽으로, 형법으로 책임지겠죠"라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입소 8일 만인 지난 1일 청소 직원에 의해 숨진채 발견됐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허위보고했다는 의혹도 받고있다. 생활치료센터 환자들은 매일 자신의 상태를 앱에 올려야 하는데 의료진이 A씨와 통화했다며 전화거는 사진을 첨부해뒀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A씨와 의료진이 실제 통화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간호사는 언론을 통해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말은 없었고 상태를 봐 달라고 해 환자를 챙겨봤지만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도 유족이 일방적으로 결부시키고 있어서 많이 억울하다"며 "유족 측이 녹음한 통화 내용은 사건 본질과 관계없어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A씨의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