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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 날린 뒤 백마 타고 백두산 질주한 김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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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 조선중앙TV가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과를 담은 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을 방영하면서 김 위원장이 한 손으로 말의 고삐를 잡고 질주하는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과를 담은 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을 방영하면서 김 위원장이 한 손으로 말의 고삐를 잡고 질주하는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뉴시스]

북한이 지난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일 말을 타고 질주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설날인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의 지난해 활동을 담은 기록영화(다큐멘터리)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를 방영했다.

1시간 45분 분량의 방송 영상에는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홀로 숲속을 전력 질주하거나, 백두산 인근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부인 이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등과 함께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승마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의 기록영화에는 항상 메시지를 담는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기록영화에 그의 승마 모습을 담은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이 20㎏ 안팎의 ‘살까기’(다이어트의 북한식 표현)를 했는데, 식이 조절과 함께 승마를 통해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국은 공개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철저한 계산 속에 택일하는 북한의 성향상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영상 공개 시점을 맞춘 건 대내외의 관심을 김 위원장에게 집중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2일 공개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원 안). 오른쪽은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 [뉴시스]

2일 공개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원 안). 오른쪽은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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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는 2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선대로부터 이어지는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백두혈통의 단합’을 내보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2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올해 설 명절 경축공연 장면을 보면 김경희는 김정은·이설주 부부와 나란히 관람석에 자리했다. 이 공연은 지난 1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렸다. 김경희 전 비서는 알이 짙은 안경을 쓰고 검붉은 색 의상을 입었다. 그는 김 위원장 오른쪽 옆에 앉은 이설주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김 전 비서 오른쪽 옆자리에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앉았다. 김 전 비서 자리가 김정은 부부에 더 가까웠다. 다른 관람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는 김 위원장이 김 전 비서를 향해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하는 것처럼 보여 두 사람이 가까운 관계임을 시사하는 듯한 장면도 공개됐다.

김 전 비서는 남편인 장성택이 2013년 12월 반혁명분자로 몰려 김정은에 의해 숙청당한 뒤 2020년 1월 26일 설 기념공연 관람 때 이설주 바로 옆자리에 앉은 모습이 공개되기까지 6년 이상 외부에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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