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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배터리만 전기차 필수품? 전력반도체도 봐 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국내 대기업 중 최근 몇 년 새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단연 SK그룹이 아닐까 싶네요. LG실트론(SK실트론)이나 인텔 낸드사업부 등 대형 인수 소식을 전했고, SK이노베이션은 쪼갰습니다. 앤츠랩이 소개했던 삼강엠앤티, 시그넷이브이 등도 SK의 투자 대상이었죠. 2년 새 굵직한 IPO를 4건(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리츠)이나 성사시킨 덕에 대중적인 관심도 많이 받았습니다.

열처리 제어 기술 가진 반도체장비주 #SK와 손잡고 전력반도체 벨류체인 도전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등 수요처 급증

오늘 소개할 회사 예스티도 바로 SK의 ‘찜’을 받은 곳!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열처리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불량 없는 반도체를 만들려면 웨이퍼 단계에서부터 온도를 잘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한데요. 극저온부터 고온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한 게 강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국내외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예스티의 주요 고객입니다.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열처리 장비는 중요성은 크지만, 반도체 장비 중 비중이 큰 편은 아닙니다. 엄청 많이 내다 팔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죠.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뭔가 솔깃한 아이템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있습니다. 바로 전력반도체! 전력반도체가 새로 개발된 것도 아니고. “갑자기 왜?” 하실 수 있겠지만 아시잖아요. 지금은 전기차 아니면 얘기가 안 되는 시대라는 걸.

전력반도체는 말 그대로 전자기기로 들어오는 전력을 컨트롤하는 반도체입니다. 전자제품엔 크든 작든 모터가 들어가는데 그걸 돌리려면 전력을 변환 또는 제어하는 인버터가 필요합니다. 이 인버터 안에 들어가는 게 전력반도체. 이 전력반도체의 성능이 좋으면 전기를 적게 쓰면서 모터를 가동할 수 있는 거죠.

전기차 이미지. 셔터스톡

전기차 이미지. 셔터스톡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건 이미 10년도 더 된 얘기. 하지만 최근 부쩍 큰 관심을 받는 건 실제 쓰이는 곳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전기차가 아니어도 과거보다 전장부품이 엄청나게 증가!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쓰는 부품 곳곳에 전력반도체의 역할이 있습니다.

전기차로 가면 더욱 그렇죠. 배터리(직류)와 모터(교류) 사이에 인버터가 필요하고, 배터리→전장 시스템 사이의 전압 차이도 해결해야 합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따로 이야기할 필요 없겠죠?

친환경 에너지의 급성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속도의 차이일 뿐, 다시 기름의 시대로 돌아갈 일이 없다는 건 기정사실.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는 발전설비의 필수품인데요. ESS(에너지저장장치)나 전기차 충전소에서도 당연히 쓰죠. 기존에 사용하던 냉장고·TV 같은 전자제품(기능이 워낙 다양해짐)이나 각종 로봇 제품에서도 전력반도체의 쓰임새는 점차 확대.

태양광 발전 이미지. 셔터스톡

태양광 발전 이미지. 셔터스톡

원래 전력반도체의 핵심 소재는 다른 반도체처럼 Si(실리콘)이었는데요. 전력반도체를 많이 쓰는 전기차나 발전설비 등은 아무래도 환경이 터프(전압이 높고, 열도 많이 나기 때문)합니다. Si론 한계가 있어서 SiC(실리콘카바이드)와 GaN(갈륨나이트라이드) 같은 화합물 반도체로 기술이 진화 중!

전 세계 전기차 관련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만 해도 지난해 2조원에서 2025년 17조원으로 가파르게 커질 전망. 고전압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SiC는 2018년 테슬라가 모델3 인버터에 탑재한 이후 현대, 도요타, BMW 등 주요 완성차 업계로 눈에 띄게 시장이 커지는 중입니다.

국내에선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앞서가고 있는데요. 국내 최초로 SiC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곳입니다. 지난해 7월 전기 오토바이를 만드는 대만 업체와 5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가능성을 입증! 예스티의 자회사(관련 지분은 66%)인 동시에 나머지 지분 33.6%는 SK그룹이 인수(2021년 1월). 일종의 전략적 투자입니다.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아시다시피 SK그룹엔 웨이퍼를 만드는 실트론이 있죠. 미국 듀폰의 SiC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Si→SiC 웨이퍼로 포트폴리오 확장. 6인치 SiC 웨이퍼까지 만들 수 있는 건 크리(Cree) 등 4곳(SK실트론이 꼴찌) 밖에 없는데요. 공격적 투자로 2위까지 올라서겠다는 게 SK의 구상이죠.

더 큰 그림이 있습니다. 실트론이 웨이퍼를 공급하고,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전력반도체 완제품을 만든 뒤 그룹 내 수요처에 파는 일종의 밸류 체인을 만드는 건데요. SK그룹엔 배터리 만드는 회사(SK온), 친환경 에너지(SK에코플랜트), 전기차 충전기(시그넷이브이), 가전(SK매직)까지 수요가 튼튼. 전력반도체 왕국을 만들어 외부에서의 협상력도 키우겠다는 전략.

그 중심에 바로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있는 거죠. 공급과 수요 모두 갖춰져 있으니 그룹 차원의 시너지와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시점! 무엇보다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전기차만 해도 배터리 성능이 매우 중요하지만 차의 무게도 고려해야 하니까 무작정 키울 수 없잖아요? 전력 효율을 높이는 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거죠.

전기차 이미지. 셔터스톡

전기차 이미지. 셔터스톡

다만 아직 규모가 좀 작습니다. 전력반도체는 인피니온이나 크리 같은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앞서가고 있는데요.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시장,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 아, 그리고 SiC 말고 GaN도 있잖아요. 그게 더 잘되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국내에선 RFHIC(역시 SK와 협력 중)가 강자인데요. 공부하는 김에 함께 살펴보시는 거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전기차가 달리면 함께 달린다.

※이 기사는 1월 26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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