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책임자 고발에 국민청원도…목꺾여 죽은 '이방원 말' 파문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7:07

업데이트 2022.01.21 18:08

KBS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낙마 장면 연출을 위해 강제로 쓰러트린 말이 끝내 죽은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보호단체가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하고 나섰다.

동물자유연대는 21일 오후 "태조 이방원 촬영현장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해 해당 제작사 측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 대한 법률 검토도 마쳤고, 20일 KBS 입장문을 통해 말의 죽음도 확인하였다"며 "방송 촬영장에서 동물을 일회용 물건처럼 이용한 관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방송 촬영을 위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물 학대를 막고, 동물을 위한 안전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1TV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KBS,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KBS 1TV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KBS,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앞서 전날 또 다른 동물권보호단체인 '카라'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카라 측은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혹은 '불행한 일'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이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며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 수준에서의 사과로 매듭지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참가자가 말 분장을 하고 사고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트렸다.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참가자가 말 분장을 하고 사고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트렸다.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앞서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등은 1월 19일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 제작진이 낙마 장면을 위해 말을 강제로 바닥에 쓰러트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장면은 '태종 이방원' 7회 방영분으로 이성계가 낙마하는 장면이었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위해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었고 달리는 말에게 제동을 걸어 앞으로 넘어지게끔 유도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이 말의 생존 여부 확인을 요구하자 KBS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나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 돌려보냈고,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한 결과, 촬영 후 1주일쯤 뒤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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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날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21일) 약 3만8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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