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심장 이어 돼지 신장…美서 첫 체내 이식 "사흘간 기능"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13:56

업데이트 2022.01.21 14:09

미국 앨라배마대 의료진이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앨라배마대 제공·AFP·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대 의료진이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앨라배마대 제공·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뇌사자의 체내에 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진행됐다. 지난 7일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한 데 이은 두 번째 성과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제이미 로크 박사가 이끄는 앨라배마대 의료진은 지난해 9월 30일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남성 짐 파슨스(57)의 신체에서 두 개의 신장을 제거하고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식 수술 23분 뒤 돼지 신장에서 소변을 생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77시간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했다. 이식 과정에 신장 두 개 중 한 개가 손상돼 기능이 다소 약해졌지만 두 개 모두 인체 거부반응은 없었다고 한다. 수술을 받은 뇌사자가 돼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은 물론 혈액에서 돼지 세포가 검출되지도 않았다.

수술 3일차에 이식 대상자의 몸에서 혈액 응고 장애로 과다 출혈이 발생해 신장을 결국 제거했고, 환자는 사망했다. 신장을 이식받은 파슨스는 장기기증자로 등록된 상태였으나 기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남을 돕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유족은 "파슨스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살리고 싶어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죽음이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돼지 장기 이식에 관한 연구가 잇따라 성과를 내는 가운데, 이번 수술은 동료심사를 통과한 미국이식학회저널(AJT)에도 실린 첫 신장 이식 연구 성과라고 NYT는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뉴욕대 랭곤헬스 의료진이 돼지의 신장을 '체외'에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식 대상자 본인의 신장 2개를 그대로 둔 채, 체외에 돼지 신장을 1개를 연결했다. 이 신장은 54시간 동안 정상 기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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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에는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말기 심장질환자의 체내에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무사히 생존한 상태라고 한다. 이들 수술에는 모두 유나이티드세라퓨틱스의 자회사인 리비비코어에서 만든 유전자 조작 돼지가 사용됐는데, 인체 면역체계의 공격을 유발하는 유전자나 동물의 장기를 과도하게 커지게 하는 유전자 등 10가지 유전자에 대해 변형을 가한 돼지였다.

AP에 따르면 미국의 장기이식 대기자는 10만명이 넘지만, 지난해 집도된 장기이식 수술은 4만1000여 건 수준이다. 이들 중 수천 명이 매년 장기이식을 기다리던 중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장 이식 대기자 중 하루 10명 이상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사망한다고 NYT가 전했다.

이번 수술을 이끈 로크 박사는 "장기 부족 사태는 우리가 한 번도 해결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위기"라면서 올해 안에 살아있는 환자에 대한 소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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