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 탄생 50주년 세계곳곳 추모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팝 음악으로 전세계의 대중들을 감동시켰던 비틀스의 리더 존 레넌의 탄생50주년이 되는 지난9일을 전후해 세계곳곳에서 그를 추모하는 기념식이 벌어졌다.
세계 표준시로 9일 오후2시 정각에 1백30개국에서 10억여 명의 시청자·청취자들은 미국 뉴욕 UN신탁통치이사회회관에서 거행된 기념식에 울려 퍼진 존 레넌의『이 매진』을 들으며 평화를 호소하는 그의 모습을 회상했다.
그의 미망인 오노 요코와 케야르 UN사무총장의 부인 마르셀라 여사 등 3백여 명이 참가한 이날 기념식은 50개국에서 1천 개의 라디오방송국과 네트워크방송국이 위성중계계약을 해 방송했고 50여 개국의 미군방송도 중계했으며 음악전문유선방송인 MTV는 25개국에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오노 요코는 이날 기념식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존의 삶을 기리며 우리의 꿈과 사랑의 힘을 지켜 나가자』며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인류의 화합을 호소했다.
이날 할리우드에선 50여명의 그의 팬들이 촛불과 풍선을 들고 지켜보는 가운데「명사의 거리」싱어 송 라이터 부문에 그를 새겨 넣었다.
또 존 레넌과 비틀스의 팬들은 그들의 고향인 영국 리버풀에 운집해 거리곳곳에서 그들의 히트곡을 부르며 각종 기념행사를 열었다. 리버풀시 당국은 비틀스가 데뷔했던 시내 중심상가의「케이번 클럽」을 복원시켜 이곳에서 팬들과 함께 존 레넌 추모행사를 치렀다.
존 레넌과 함께 비틀스 시절 수많은 히트곡들을 만들었던 폴 매카트니는 이날을 기념해 비틀스의 히트곡『생일(Birthday)』을 실황음반으로 다시 녹음해 발매했다.
폴 매카트니는 이날『존의 50회 생일에 음반을 내놓게 돼 기쁘다』며『나와 존이 만나 수많은 좋은 곡들을 쓰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하면 믿기 지 않는 행운이었으며 여전히 그의 음악은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존 레넌의 추모열기는 소련 등 동구에서도 뜨거웠다.
모스크바에서 그의 생일을 기념하는 두개의 콘서트가 열렸고 국영 라디오방송도 그의 음악과 인터뷰를 계속 방송했다. 모스크바 북부「전기램프공장 문화 홀」에는 1천여 명의 소련 팬들이 모여 존 레넌의 음악을 들었다.
이 공장 앞 광장은 레넌과 이름이 비슷한 레닌이 혁명당시 대중연설을 하던 곳으로 모스크바에서 레넌이 레닌보다 더 추앙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날 존 레넌 추모기사를 전면을 할애해 실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지의 안드레이 트루쉬킨 기자는『존 레넌이 소련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 자신이 반항적이며 이른바「다루기 어려운 10대」였기 때문에 개방·개혁 이후의 청소년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레넌은 10년 전인 80년 12월8일 미국 노스다코다 주 아파트 앞에서 한 광적인 팬에게 저격돼 그의 파란 많은 음악인생을 마쳤다.
존 레넌과 비틀스의 레코드제작사인 EMI사는 존 레넌 탄생 50주년, 사망10주기를 기념, 존 레넌 자 작곡 61곡이 포함된 비틀스 음악 73곡이 수록된 4장 짜리 음반을 새로 발매한다. <외신종합=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